신지애우승뒤엔가벼운드라이버있었네

입력 2008-08-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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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무거워교체‘찰떡궁합’…부상탓‘황금휴식’도보약
지난 7월 초. 국내 대회가 끝나고 에비앙 마스터스 전까지 한 달 이상 휴식을 취할 예정이던 신지애는 뜻밖의 ‘경고장’을 받아 들었다. 시즌 내내 무리한 일정을 소화한 탓에 왼팔 인대에 가벼운 부상이 생겼다. 이 때문에 7월 중순부터 2주 넘게 팔에 깁스를 하면서 골프채를 잡지 못했다. 신지애의 체력 부담과 부상 위험에 대한 우려는 시즌 초부터 계속됐다. 일본과 호주, 미국, 국내를 오가는 힘든 일정을 소화했다. 무리한 일정으로 인한 체력 저하는 조금씩 나타났다. 신지애는 에비앙마스터스 출전을 앞두고 평소 사용하던 드라이버보다 약간 더 가벼운 드라이버로 교체했다. 평소 사용하던 클럽이 무겁게 느껴진다는 이유는 그만큼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꼈다는 얘기다. 다행히 3주간의 휴식은 보약이 됐고, 새로 교체한 드라이버는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이번 브리티시오픈 우승은 ‘국내용’이라는 오명을 완전히 불식시키는 계기가 됐다. 프로 데뷔 후 2년 반 동안 국내에서 16승을 거뒀지만 해외 우승은 3월 일본에서 열린 요코하마-PRGR 레이디스컵에서 우승한 게 전부였다. 첫 LPGA 우승을 메이저 대회로 장식하면서 신지애는 그동안 따라다닌 ‘국내용’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고 ‘신 골프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의 지존 경쟁에 돌입했다. 신지애를 비롯한 한국과 아시아 출신 선수들의 활약에 대해 AP통신도 놀랐다. AP통신은 3일 신지애를 비롯한 아시아 출신 여자골퍼들의 선전을 보고 “한국이 아시아 여성들의 골프 파워를 선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골프계에 부는 아시아 우먼파워의 바람이 거센 가운데 특히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눈부시다는 것. 오초아도 두려움을 나타냈다. “우리 모두 아시아 선수들이 너무나 많고, 또 너무 잘 하고, 그것도 꾸준하게 열심히 훈련을 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아시아의 정상권 선수들이 미국으로 건너오고 있고, 앞으로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제 갓 스무 살을 넘긴 신지애가 국내를 넘어 세계 여자골프계의 지존으로 올라설 그날이 멀지 않았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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