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진의역도관전평]육체·정신함께빚은승리

입력 2008-08-1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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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의 승리다. 사재혁은 힘이 좋아 원래부터 용상에 강했다. 관건은 인상에서 어느 정도 들어주느냐 하는 것이었다. 라이벌 리홍리의 용상이 좋지 않다는 것은 이미 알고 있었다. 이형근 감독 등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3가지에 초점을 맞췄다. 첫 번째는 인상스타트 동작에서 어깨에 힘을 빼면서 무릎을 약간 들어올려 하체의 힘을 잘 이용하는 것. 두 번째, 라스트 풀 동작에서 엉덩이가 뒤로 빠지면서 힘이 분산되는 것을 막는 것. 세 번째는 앉아받기 동작에서 상체의 힘으로 버텨주는 것이었다. 이 날 인상 2차 시기에서 사재혁이 163kg을 들어올릴 때, 이 훈련의 효과는 여실히 나타났다. 사실, 하체의 힘을 이용하는 동작과 엉덩이를 앞으로 향하게 하는 동작은 사실 완벽하지 않았다. 하지만 몰라보게 좋아진 상체근육덕분에 앉아받기 자세에서 역기를 1초가량 지탱해 내고, 들어 올릴 수 있었다. 인상에서 리홍리에게 뒤졌지만 용상에서의 기량차를 생각했을 때, 이미 금메달을 예감했다. 사재혁은 연습 때 최대 인상167kg까지 들었지만 7월30일, 무대적응훈련에서는 163kg을 실패했었다. 국제경험이 적은데도 불구하고 전혀 긴장하지 않은 것도 금메달의 원동력이다. 사재혁은 대범하고 배포가 좋아 심리치료가 전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불안한 기색이 없었다. 육체와 정신이 골고루 빚어낸 승리다. 문영진 한국체육과학연구원(KISS)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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