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바리와장순이…그대들은은메달을목에건승리자

입력 2008-08-15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비록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지만 용기있는 도전이었고 최선을 다했다. 무슨 일이든 악착같이 한다고 해서 ‘악바리’, 농구의 서장훈 처럼 키가 크다고 해서 ‘장순이’. ‘악바리’와 ‘장순이’, 키 차이가 무려 20cm나 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실과 바늘처럼 한마음 한뜻이다. 눈빛만 봐도 서로를 안다는 이들의 구호는 ‘협력과 단결, 그리고 팀워크.’ 배드민턴 여자복식의 ‘악바리’ 이경원(28)과 ‘장순이’ 이효정(27·이상 삼성전기)이 본격적으로 호흡을 맞춘 때는 2005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라경민이 은퇴하자 대표팀은 과감한 세대교체를 단행했고, 짝 잃은 이경원은 후배 이효정을 맞았다. 심리전에 강하고 경기운영이 안정적인 이경원과 네트 앞에서의 타점 높은 공격이 돋보이는 이효정이 궁합이 맞는다고들 했다. 하지만 순탄한 출발은 아니었다. 특히 복식은 한쪽이 힘들면 팀 전체가 망가지 듯이 2년 전 뼈저린 경험을 했다. 허리디스크. 2006년 코리아오픈 우승후보로 꼽혔던 이들은 대회 도중 경기를 포기해야했다. 준결승 때 이효정이 허리 통증을 호소했고, 도저히 힘들다고 판단해 기권했다. 한창 솟아오르던 상승곡선이 순식간에 꺾인 순간, 이는 곧 슬럼프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둘이 함께 하면 더 아름다운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버밍엄 대첩. 올해 3월 영국 버밍엄에서 열린 전영오픈, 올림픽 보다 어렵다는 이 대회에서 이들은 환상적인 플레이로 우승했다. 1999년 라경민-정재희 이후 9년 만에 이룬 쾌거였다. 특히 8강부터 결승까지 3차례연속 중국 복식조를 격파, 만리장성을 훌쩍 뛰어넘었다. 편파판정과 텃세. 그런데 이들은 결코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주눅든 것도 아니다. “저희보다 실력이 나은 선수들이랑 하니까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 두 개 정도는 오심이 나도 전혀 흔들림 없이 게임을 하겠다.” 일본과의 준결승에서 중국 심판들이 고의적으로 편파판정을 했지만 이들은 꿋꿋했다. 오직 실력으로 넘어섰다. 중국이 가장 두려워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채. 이런 어려움을 넘어설 수 있었던 이유는 이들의 성격이 낙천적이기 때문이다. 대표팀 이동수 코치는 “이들은 모두 활발하고, 무엇이든지 적극적이다. 대인관계도 원만하다. 항상 긍정적인 생각으로 경기를 하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귀띔했다. 중국과의 결승에서는 이경원이 경기초반 발목 부상을 다했지만, 투혼은 박수를 받을 만했다. 베이징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