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정상을 지키고 있는 여성 스타 5인방 이영애, 김혜수, 전도연, 하지원, 이나영.
개런티, 흥행능력, 연기력까지 둘째라면 서러운 정상급 스타지만 깊은 불황에 빠진 영화시장에서 보여주는 모습은 5인 5색 제각각이다.
연기파 전도연 : 개런티 낮아도 좋은 작품 ‘찜’
영화 시장에 불황이 찾아오기 전에도 작품을 신중히 고르고 1년에 한 편 이상 촬영하지 않는 대표적인 배우였다. 특히 대형 상업 영화보다 개런티가 낮더라고 의미가 높은 작품을 선호해왔다. 칸 수상 이후에도 쏟아지는 제의를 뿌리치고 개런티까지 낮춰 이윤기 감독의 ‘멋진 하루’를 선택했다. 올 해 초 촬영을 끝낸 이 영화는 9월 말 개봉한다. 전도연은 이 영화에서 직업도 애인도 없는 30대 노처녀로 변신했다.
개성파 이나영 : 연기·작품선택 ‘스타일대로’
역시 작품 선택이 까다로운 배우. 2004년 ‘아는 여자’로 청룡 여우주연상을 받더니 2006년 ‘우리들의 행복한 순간’으로 300만 관객을 기록하며 위치를 확실히 했다. 1년 간 공백을 가진 그녀는 올해 초 김기덕 감독의 15번째 작품 ‘비몽’ 출연을 결정해 주위를 놀라게 했다. 일본 스타 오다기리 조가 함께 주인공을 맡은 ‘비몽’은 해외에서도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의리파 김혜수 : 손해봐도 감독과 약속은 ‘꼭’
정지우 감독의 야심작 ‘모던보이’를 위해 작품 활동을 멈추고 개봉을 기다려 왔다. 일제강점기 총독부 서기를 유혹하는 매혹적인 댄서 역할을 맡은 그녀는 이 영화가 개봉될 때까지 다른 작품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 ‘모던보이’는 상반기 개봉될 예정이었지만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한 차례 미뤄져 10월 개봉을 확정했다. 대역 없이 프로 댄서 역을 직접 소화한 김혜수의 새로운 행보는 ‘모던보이’가 끝나야 윤곽이 잡힐 듯.
열성파 하지원 : 휴식은 없다…워커홀릭급 활동
영화 ‘1번가의 기적’, ‘바보’, 드라마 ‘황진이’ 등 출연하는 작품마다 성공시키며 왕성한 활동을 하며 불황도 비켜가는 스크린 스타다. 그녀는 지금 20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되는 대형 영화 ‘해운대’에 설경구와 함께 주연을 맡았다. 하지원은 ‘해운대’가 끝나면 또 다른 대형 영화 ’칠광구‘ 촬영이 기다리고 있어 오히려 전보다 더 바쁘게 활약하고 있다.
신중파 이영애 : 좋은 작품 올때까지 무한인내
국제적으로 인기가 높은 슈퍼스타지만 2005년 ‘친절한 금자씨’ 이후 조용하다. 국내에서 기획되는 대형 영화나 드라마는 어김없이 그녀에게 출연 제의가 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확답을 준 작품은 하나도 없다. 소속사는 “드라마나 영화, 장르 구분해 가리지 않고 언제든지 잘 맞는 작품이 있으면 곧바로 출연할 계획”이라고 늘 원칙적인 답변만 하고 있다. 하지만 배우로서 3년은 너무 긴 침묵. 과연 그녀는 어떤 작품으로 긴 공백을 만회할지 궁금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