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급구요!”속타는드라마…줄줄이주인공못구해‘비상’

입력 2008-08-21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주인공을 급하게 찾습니다.’ 지상파 드라마가 총체적인 캐스팅 난항에 빠졌다. 어느 특정 방송사라 할 것 없이 요즘 기획중인 드라마들은 저마다 연기자, 특히 주연급을 캐스팅하느라 고심을 하고 있다. 드라마의 배우난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요즘은 제작진 스스로 “유래없이 심각하다”고 말할 정도로 심하다. 2009년 상반기 방송 예정인 MBC ‘공포의 외인구단’과 ‘선덕여왕’은 여주인공 캐스팅에 애를 먹고 있다. 이들 드라마의 여주인공으로 거론됐던 여배우들이 잇따라 출연을 고사하면서 다른 후보자를 찾아나서야 할 상황이다. ‘공포의 외인구단’은 여주인공을 확정하지 못해 다른 배우들이 현재 야구 훈련을 받고 있다. 당초 이 드라마의 여주인공 후보로 거론됐던 연기자의 소속사는 “출연 제안을 받았지만 극중 인물의 캐릭터와 잘 맞지 않았다”고 고사 이유를 밝혔다. ‘선덕여왕’측도 당초 톱스타를 여주인공으로 후보로 언론에 흘렸으나, 정작 여배우 쪽에서는 “의사를 밝힌 것이 전혀 없는데 너무 앞서 나간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두 드라마의 제작진은 후보로 거론되던 여배우들이 고사를 하는 배경에 대해 “쉽게 이미지 변신을 하지 못하는 이유도 있고, 대작이다보니 시청률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도 느끼고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쉽게 다른 배우로 눈길을 돌리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거액의 제작비가 투입된 드라마일수록 주인공에 대한 기대치는 더 높다. 그래서 제작진에게는 쉬운 선택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SBS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1월 방송 예정인 월화 드라마 ‘왕녀자명고’도 여배우들의 잇따른 고사로 제작사에 비상이 걸렸다. 현대물에 비해 연기력을 갖추어야 하는 사극이고, 이른바 ‘여성 원 톱’의 드라마다 보니 여주인공에 거는 기대가 커 쉽게 선택을 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내년 1월 방송 예정인 ‘닥터스톱’도 소지섭만 남자 주인공으로 확정하고 다른 남녀 주인공을 아직 정하지 못하고 있다. 제작사측은 “늦어도 9월 초에 촬영을 시작해야 하는데 시간이 없다. 폭넓게 배우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KBS의 경우는 타 방송사 화제작들에 밀려 미니 시리즈가 잇따라 시청률 고배를 마신 상황이라 캐스팅에 더욱 애를 먹고 있다. KBS 드라마 관계자는 “저조했던 시청률로 인해 배우들이 쉽게 선택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처럼 주연 구하기가 어려운 데는 일부 스타급 연기자들의 ‘맛보기’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드라마의 시놉시스를 보고 일단 구두로 출연 의사를 밝히면서도 한 쪽으로는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드라마가 없는지 곁눈질 한다는 것. 이러다보니 얼마전에는 한 드라마에서 배역을 놓고 두 여배우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