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여성시대]드마라소재로삼고싶은‘역사속여성’은?

입력 2008-06-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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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PD 3인“history속육영수·최승희·신사임당…그녀들의‘her-story’를말하고싶다”
안방극장의 ‘여인 천하’는 비련의 여주인공 대신 ‘강한 여성’이 인기를 얻는 소재의 변화와 함께 여배우 혼자 드라마를 이끄는 ‘여성 원 톱’이란 구조적 변화로도 느낄 수 있다. 여성 원 톱 체제의 흐름은 남성 중심이던 시대극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히스토리(history)가 아닌 ‘허스토리’(her-story)의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는 것. 드라마 ‘대장금’ ‘황진이’ 이후 뜸했던 여성 원 톱 시대극의 부활은 지상파 3사가 앞 다투어 기획중일 만큼 뜨겁다. KBS 2TV는 10월 방영을 목표로 고려시대 최고 여걸로 꼽혔던 ‘천추태후’를 제작 중이다. MBC는 정사에 기록된 최초의 여왕인 ‘선덕여왕’을 기획 중이다. SBS 역시 여성 원 톱 시대극의 열풍에 뛰어들어 올 해 말 낙랑공주 설화를 모티브로 한 ‘왕녀 자명고’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포츠동아’는 ‘안방극장 여성시대’의 두 번째 주제 ‘여성 원 톱의 시대’를 다루면서 3명의 인기 드라마 PD에게 ‘드라마의 소재로 삼고 싶은 역사 속 여성’이란 질문을 던졌다. ○ 표민수 PD: 육영수 여사, 영부인의 시선으로 본 격변의 시대. 드라마 ‘거짓말’ ‘풀 하우스’를 연출한 표민수 PD는 고 육영수 여사를 첫 손으로 꼽았다. 그가 육영수 여사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은 퍼스트 레이디의 입장에서 재조명한 6∼70년대의 한국. 표민수 PD는 “누군가의 아내로 최고의 지위를 누리렸지만, 한편으로 총격에 유명을 달리 한 비운의 여인이라는 점에서 더 드라마틱한 인생이 또 있겠는가.”라고 반문하며 “육여사의 시선으로 격변의 그 시절을 새롭게 돌아보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덧붙여 “육영수 여사는 어쩌면 남편인 박 대통령보다 더 큰 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인물”이라며 “그녀의 어떤 점이 국민의 신망을 그렇게 받았을까라는 궁금증도 생긴다”고 말했다. ○ 이윤정 PD : 최승희, 기생의 춤에 반한 거부의 딸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의 이윤정 PD는 질문을 받고 일제 강점기의 무용가 최승희를 단번에 선택했다. 이 PD는 이번 질문에 앞서 최승희란 실존 인물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던 듯 주저 없이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그녀가 무용가 최승희에게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화려한 신분을 버리고 무희로 거듭난 여인’이란 점. 이 PD는 “일제 강점기 때 숙명여학교를 다녔을 만큼 거부의 딸이었던 최승희가 기생의 춤에 반해 무희가 됐다는 것부터 흥미로웠다”며 “기생의 춤을 재해석해 자신만의 무용으로 승화시켰단 점도 무척 끌리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이어 “사실 최승희에 대해서 가장 궁금한 것은 일본으로 건너간 뒤의 행적”이라며 “비운의 무용수가 아닌 화려한 인생을 살았던 근대 여성의 삶을 그려보고 싶다”고 전했다. ○ 정해룡 PD : 신사임당, 조선 최고의 여류 화가 드라마 ‘며느리 전성시대’의 정해룡 PD는 신사임당을 화제에 올렸다. 그가 드라마로 표현하고픈 신사임당은 ‘현모양처의 전형적인 롤모델’이 아닌 ‘조선시대 최고의 여류 화가’였다. 정 PD는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인물에 대한 평가가 달라지기 마련”이라며 “여성의 역할 모델이 변화하는 이때 신사임당에 대한 보편적인 시선보다는 ‘여류 화가’란 색다른 입장에서 그려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해봤다”고 밝혔다. 그는 신사임당의 예술성에 대해 “조선 시대 최고의 그림 실력”이라고 치켜세우며 “여류 화가 특유의 섬세함은 지금 봐도 놀라움 따름”이라고 말했다. 허민녕 기자 just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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