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K리그 부산 아이파크(단장 안병모)는 ‘도의’도 ‘원칙’도 모르는 구단인가보다. 3년 동안 구단을 위해 일해 온 코치를 헌신짝 버리듯 내팽개치며 중도 계약해지라면 응당 보전해줘야 할 남은 연봉도 책임지지 않았다.
부산은 2009년말까지 계약이 돼 있는 김판곤 코치 대신 강철 전 올림픽 국가대표팀 코치를 최근 새로 선임했다. 황선홍 감독이 자신이 원하는 축구를 펼쳐보고 싶다며 김판곤 코치에게 물러나줄 것을 부탁했기 때문. 여기까지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황 감독 역시 김 코치에게 “미안하게 됐지만 남은 연봉은 확실히 책임져 주마”고 약속했다.
하지만 정작 구단 측은 김 코치의 남은 연봉을 모두 책임지는 것이 힘들다고 버티기 시작했다. 이에 당황한 황 감독이 김 코치로부터 양보안을 얻어내 두 차례나 구단에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태도는 변하지 않았고, 결국 김 코치는 남은 연봉의 절반도 받지 못한 채 계약 해지서에 도장을 찍어야 했다.
‘원칙’만 어긴 것이 아니다. 부산은 ‘도의’마저 저버렸다.
사실 김판곤 코치는 3월 지난시즌 홍콩 프로리그 우승팀으로부터 감독직 제의를 받았었다. 5년 전 자신이 홍콩 프로팀 감독을 맡았을 당시 길러낸 선수들이 상당수 포함된 팀으로 감독직 제의 역시 선수들이 직접 해당 구단에 요청해 이뤄진 것이었다. 구단 책임자가 한국까지 찾아와 함께 일하자고 설득했지만 김 코치는 이를 거절했다. 올 시즌 새 감독과 함께 자리를 잡아가는 팀을 갑작스레 떠나는 것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
‘도의’를 지키기 위해 좋은 기회를 떠나보낸 김 코치가 불과 3개월 후 ‘도의’를 모르는 구단에 크게 뒤통수를 맞은 셈이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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