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톨가와의협연,어릴때꿈이이뤄졌다”

입력 2008-08-29 03:2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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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서태지가 “톨가 카시프와의 공연으로 어릴 때 꿈을 이뤘다”고 밝혔다. 2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덕수궁 즉조전에서 열린 ‘더 그레이트 2008 서태지 심포니’ 제작발표회에서 서태지는 “퀸 심포니 때부터 톨가 카시프의 팬이었고 함께 공연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서태지는 9월27일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영국 클래식 거장 톨가 카시프가 이끄는 로얄필하모닉과의 협연 ‘더 그레이트 2008 서태지 심포니’를 개최한다. 이에 앞서 취재진 및 팬 등 500여명이 모인 덕수궁 즉조전 앞에서 제작발표회를 연 서태지와 톨가 카시프는 간단한 포토타임을 가진 후 합동 공연에 대해 취재진들의 물음에 성실하게 답변했다. 또한 공연에서 선보일 8집 싱글 수록곡 ‘모아이’와 ‘영원’ ‘난 알아요’ 톨가 카시프가 피아노 연주와 더불어 깜짝 시연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톨가 카시프와 어떤 인연으로 작업을 하게 됐나. “예전부터 오케스트라와 밴드 협연을 해보고 싶었다. 일단 좋은 편곡가와 작업을 하고 싶었는데 톨가 카시프 씨는 퀸 심포니 때부터 팬이었다. 톨가 씨와 공연을 해보고 싶다고 말씀드렸고 내 음악을 들어보고 흔쾌히 승낙해주셨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인연이 되서 작업을 하고 있다.”(서태지) -서태지와의 작업이 어땠는지 소감이 궁금하다 “이런 자리에 초대받아 영광이다. 서태지 같은 예술가와 함께 작업해 영광이고, 그의 강한 멜로디에서 강한 영감을 받았다. 서태지와 같은 대단한 음악가와 같이 작업해 기쁘다.”(톨가 카시프) -‘서태지 심포니’ 등 어떤 곡으로 선정하고 있는지. “모두 14곡을 편곡하고 있는 중이다. 교향곡과 어울릴 만한 곡들로 준비하고 있다. 예를 들면 ‘교실이데아’처럼 ‘달리는’ 음악도 있고, ‘테이크2’ 등 난해한 곡도 있다. ‘영원’처럼 서정적이고 판타스틱한 곡도 있다. 크게는 3~4개로 여러 장르를 나눠서 공연을 꾸밀 예정이다. 공연장에서는 ‘판타지’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다채로운 느낌일 것 같다.” -퀸과의 작업도 그렇고, 록과 클래식 크로스오버 음악을 하는 이유는. “난 음악은 좋거나 나쁘거나가 아니라 마음으로 소통되는 것과 소통되지 않는 거라고 믿고 있다. 어렸을 때 내 음악의 시작도 대중음악이었고 클래식 대가 쇼팽 등도 당시에는 대중적인 음악을 했다. 퀸도 그렇고 서태지도 그렇고 그들의 음악은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21세기 새로운 패러다임을 갖고 일하게 됐다.”(톨가 카시프) -음악 작업은 어떻게 진행하고 있나. “3~4개월 전 톨가 씨를 처음 만났다. 세 번 정도 미팅을 가졌는데 음악 스케치 작업을 주로 입이나 손으로 많이 한다. 지금은 이메일로 음원을 주고받으면서 작업을 하고 있다. 밴드와 리허설을 시작했는데 미디 오케스트라와 연습 중이며, 완벽한 공연을 만들고 싶어서 직접 영국으로 가서 로얄필하모닉과 리허설을 한다.”(서태지) -서울에 이어 영국에서도 심포니 공연이 열리는지 “영국에서 열리지는 않는다. 영국에서 공연 리허설을 하는 게 와전된 듯 하다.”(서태지) -서태지와 아이들의 ‘영원’과 같은 곡에서는 클래식 느낌을 줬다. 평소 클래식을 좋아하는지. “부모님이 클래식 음악을 좋아해서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접했다. ‘영원’이나 ‘제로’ 같은 경우도 영화음악 같이 오케스트라로만 이뤄진 음악을 해보고 싶어서 시도한 거였다.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건 아니었지만 많이 연구를 했고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아서 좋은 곡이 나왔다. 톨가 카시프와 같은 분들과 협연을 할 수 있게 돼 어릴 때 꿈을 이룬 듯하다. 영광이고 행복하다.”(서태지) -클래식 공연장을 자주 찾나. “클래식 공연장을 가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톨가 카시프의 퀸 심포니나 메탈리카 공연 등은 DVD를 통해 봤다.”(서태지) -클래식 공연인데 보컬, 연주 어느 쪽이 중점이 되나. “보컬, 연주 중 어느 게 주인공이 된다고 볼 수 없다. 심포니 연주만 나올 수 있고, 밴드와의 협연이 될 수도 있고 버라이어티하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서태지) -오늘 선보인 곡명이 뭔가. “‘모아이’ ‘영원’ ‘난 알아요’를 연주했는데 원래 즉흥적으로 일하는 걸 좋아한다. 확실하게 드러난 것보다는 가끔 엉뚱한 도전을 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인터넷 등 기술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전통적인 클래식 버전을 기대하시면 안 될 것으로 보인다.”(톨가 카시프) -한국 팝과 클래식 오케스트라와의 만남이 어땠는지. “나는 크로스오버라는 말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록과 클래식 음악이 다르지만 서태지 음악을 넓혀서 오케스트라 형태로 만들 예정이다. 록은 드럼 비트가 강하지만 오케스트라 색으로 변환해서 새롭게 편곡 중이다. 즐기길 바란다.”(톨가 카시프) -왜 지금 이런 공연을 열게 됐는지. “해보고 싶었는데 기회가 닿질 않았다. 많은 곡을 만들어 여러 곡들이 나온 상태에서 하고 싶었고, 이번 8집을 하면서 자신감을 갖게 됐다. 지금이 준비가 된 것 같다.”(서태지) -서태지가 다른 뮤지션과 다른 점은 무엇인지. 장단점은 또 무엇인가. “현대는 예술적 발전과 음악의 진화의 시대였다. 지금은 어떤 예술가와 또 다른 예술가를 비교할 수 없다. 음악은 듣는 사람을 즐겁게 하고 행복하게 해주면 된다고 생각한다. 나는 서태지 음악을 들으면서 새로운 느낌을 얻었고 나에게 매우 특별한 시간이 될 거라고 믿는다.”(톨가 카시프) -심포니 공연에서 나머지 두 음반에 들어갈 곡이 깜짝 공개됐는지. “아쉽게도 새로운 싱글에 들어갈 곡은 공개되지 않는다.”(서태지) -최근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매일 매일 팬들 생각하고 있다. 일단 밴드 멤버들과 공연 연습을 계속 하고 있고 편곡이 80~90%로 됐다. 영국에 가서 오케스트라와 리허설을 할 예정이다. 공연이 있을 때까지는 공연 연습을 할 것 같다.”(서태지) -서태지의 성격은 어떤가. “사랑스럽다. 대단한 멜로디를 만드는 훌륭한 예술가라고 생각한다. 많은 예술가들이 이런 능력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의 음악은 나의 마음을 두드린다. 또 그의 음악을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기대치 못한 점을 발견하는 즐거움이 있다.”(톨가 카시프) -서태지에게 음악이란 뭔가. “예전에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표현하기가 힘들었는데 이제는 나 같다. 내가 음악이고, 음악이 나이며 생활 자체, 삶 자체가 음악이다. 음악을 떼어놓으면 쓰러져 죽을지도 모르는. 음악은 버팔로(팬들과의 소통하는 창구)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유인 것 같다.”(서태지) -새로운 팬들이 늘었다. 방송 활동 계획은. “구체적으로는 없다. 나도 방송을 많이 하고 싶다. 노래를 할 수 있고 공연을 선보일 수 있는 방송이면 하고 싶다. 특집쇼라든지 우리가 성의를 보일 수 있는 공연이라면 하고 싶다. 하지만 그보다는 전국 투어 등 공연을 더 많이 하고 싶다. 지금 팬들과 거리는 137m이지만 7m로 줄일 수 있는 장소를 마련하고 있다. 팬들에게 음악을 들려주고 그런 방식의 활동을 계속하게 될 것이다.”(서태지) -해외 진출 계획은 없나. “‘ETPFEST’나 ‘톨가 카시프 심포니 협연’과 같은 공연을 통해 외국으로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서태지) 한편 ‘동서양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더 그레이트 2008 서태지 심포니’는 클래식과 록, 고전과 현대, 또한 동서양의 조합을 보여줄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태지는 20일 오후 9시27분부터 시작된 ‘서태지 심포니’ 1차 예매분 8000장이 예매 시작 2시간 만에 모두 매진되며 저력을 과시했다. 스포츠동아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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