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재영“데뷔10년차첫키스신…ㅋㅋ그기분좋은떨림”

입력 2008-08-3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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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열한‘공공의적’이‘신기전’설주를만났을때…
배우 정재영과 인터뷰를 위해 두 달 만에 다시 만났다. 시선이 마주지차 건네온 인사도 “아이고 정말 금방 또 뵙네 하하하”다. ‘거룩한 계보’부터 ‘바르게 살자’, ‘강철중:공공의 적1-1’까지 내리 세 편을 성공시킨 정재영. 이제 연기력 뿐 아니라 흥행 능력까지 국내 최정상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한없이 겸손하다. “개봉 일정이 비슷하게 겹쳤을 뿐, 이제 저도 어려워요”라며 털털 웃지만 정재영은 9월 4일 개봉하는 ‘신기전’ 이후 ‘김씨표류기’ 촬영도 앞두고 있다. 정말 대한민국에서 가장 바쁜 배우다. 8월의 햇살이 강렬한 오후,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정재영은 아직 ‘신기전’의 설주보다 ‘강철중’의 ‘공공의 적’ 속 모습이 더 떠올랐다. 그도 그럴 것이 무려 450만 관객이 그의 ‘악행’을 봤다. 하지만 이웃 총각 같은 사람 좋은 미소를 보며 스르르 머리 속 ‘공공의 적’의 비열함이 사라졌고 조선시대 영웅 설주가 자리잡았다. ‘강철중’을 성공시키고 대형 사극액션 ‘신기전’ 개봉을 앞둔 정재영. ‘공공의 적’에서 조선시대 ‘히어로’로 변신한 그에게서는 두 캐릭터가 임무교대를 하고 있는 듯했다. 정재영 안에서 바통 터치를 하고 있는 전혀 다른 시대, 다른 성격의 두 인물을 ‘캐릭터 인터뷰’로 만났다. 설주: “고생 많았소. 강철중이랑 싸우느라 애썼소. 이제 푹 쉬시구려. 내 세계 최초 로켓무기 신기전도 있으니 수백만 관객들과 한 번 만나보려 하오.” 공공의 적(이하 적): “뭐 저야 한 게 있습니까. 다 강철중이 했지요. 전 주먹 하나 믿고 뛰었지만 좋으시겠습니다. 신기전도 있고. 근데 그 신기전이라는 새로운 화기가 대체 뭐요? 나도 국사 공부 좀 했지요. 근데 당최 신기전은 들어본 적이 없어!” 설주: “말이 갑자기 짧아지는구려. 음, 내가 500년이나 먼저 태어났는데. 아무튼 솔직히 난 그 시대 사람인데도 몰랐소. 세계 최초 로켓포라고 할까. 대·중·소로 나뉘는데 소신기전은 한꺼번에 수백발의 화살을 쏠 수 있소. 중신기전은 수백발의 화살에 폭약이 달려있어 표적을 맞추면 폭발하오. 갑옷이나 방패로 막아도 소용이 없소, 하하하! 그리고 대신기전은 정말 어마어마하오. 이건 영화 속에서 확인하시지요. 깜짝 놀랄 겁니다.적: “‘강철중’은 정재영에게 최초 악역이었는데, ‘신기전’은 뭐 새로운 게 있소? 악역해서 이 만큼 뜨기도 쉽지 않습니다, 우헤헤헤!” 설주: “좀 부끄럽소만, 정재영이 데뷔 후 처음으로 키스신을 촬영했소.” 적: “뭐? 키스신? 정말 처음이오? 아니 데뷔한 지 1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안 해봤다니. 설주: “한 번도 안 해 봤소. 사실 키스신은 하는 사람만 하지, 연이 없으면 은퇴할 때까지 못 하는 게 키스신이랍디다. 뭐, 이 나이에 떨릴 것도 없소만 하기 직전까지 괜히 긴장되더이다. 최소한의 에티켓이라고 할까, 촬영 당일 담배도 안 피고 커피도 안 마셨소. 근데 촬영이 계속 미뤄져 에라 모르겠다, 그러고 담배 피고 먹을 것도 막 먹다가 저질렀소. 뭐 막상 하니까 별다를 건 없던데 하기 직전까지 그 느낌, 그건 잊지 못할 것 같소. 하하하! 부끄럽구먼.” 적: “쳇, 난 뭐 사극도 처음이고 칼싸움 액션도 처음인 것 같아 그걸 물어봤더니 키스만 말하고 주책입니다, 그려.” 설주: “사극이 말투도 다르고 분장 시간도 길지만 ‘신기전’은 굉장히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유쾌하게 풀어냈소. 세종대왕 역을 안성기 선배가 했는데 신기전 포기하라는 청나라에게 ‘육시럴, 염병할’ 욕도 합니다. 세종대왕이 욕하는 거 들어봤소? 정말 배꼽 잡습니다. 적: “그런데 한 가지 걱정되는 게 있습니다. 정재영은 멜로라인이 있으면 흥행이 잘 안되는 징크스가 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키스신도 있고 아주 사랑을 제대로 했습니다.” 설주: “사실이오. ‘아는 여자’도 마니아가 정말 많았는데 흥행은 그리 잘되지 않았소. ‘나의 결혼원정기’도 그랬고. 하지만 징크스는 어차피 깨라고 있는 거 아니겠소. 그리고 ‘신기전’의 진짜 주인공은 신기전이오. 신기전의 비밀을 간직한 홍리와 설주의 사랑은 재미를 더한 양념입니다.” 적: “저도 그렇고 지금까지 깡패 역할을 참 많이 했는데 '신기전‘은 참 멋있는 것 같습니다. 사랑도 하고 나라도 구하고.” 설주: “나라를 구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영화를 보기 전까지 모릅니다. 음, 사실 지금까지 정재영이 맡은 역할 중 최고입니다. 싸움도 잘하지 풍류도 있지, 나라를 위해 이 한 몸 던질 줄도 알지. 거기다가 웃길 줄도 압니다. 하하하!” 적: “훌륭합니다. 이거, 이거, ‘신기전’도 잘되면 정재영 연타석 홈런 아닙니까?” 설주: “이 사람이! 입방정은! (단박에 말을 놓으며)연기자에게 가장 중요한 건 식상하지 않은 모습. 다음 작품이 기다려지는 배우가 되는 거라고 생각하네. 사실 관객이 많을수록 내 모습이 많이 비춰진 것이라 걱정이 되네. 어떤 연기를 해도 다 비슷비슷 해보이면 그걸로 끝이네. 정재영은 지금부터가 진짜 시작이 아닐까?” ●영화 ‘신기전’은? 아쉽다!…역사를 뒤바꿨을 조선 최신병기의 불발 때는 1448년 조선 세종시대. 힘을 키우며 요동까지 세력을 넓히는 조선은 명나라에게 눈엣가시다. 특히 조선이 신기전이라는 막강한 화기를 개발하자 사신과 자객을 동시에 파견한다. 신기전은 완성을 앞두지만 명나라 자객들에 의해 기술자들이 살해돼 모든 것이 끝난다. 하지만 책임자 도감의 딸 홍리가 유일하게 탈출에 성공, 희망의 불씨를 남긴다. 세종은 홍리를 의협심 강한 보부상 설주에게 맡겨 신기전 완성을 지시한다. 수십만 명나라 대군이 압록강을 향해 진격을 시작하지만 신기전 발사실험은 실패로 끝난다. 세종은 눈물을 흘리며 굴복과 항전을 사이에서 고민한다. 설주는 조정이 명나라에 바친 홍리를 구하기 위해 그리고 조선의 평화를 위해 목숨을 건 싸움을 시작한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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