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완‘배팅볼’자원봉사

입력 2008-09-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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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잠실구장. LG전을 앞두고 SK 박경완은 마운드에 서 있었다. 왼손에 반 깁스를 한 채로 그는 정상호, 최정, 정근우 등 후배 타자들을 위해 배팅볼을 던져주고 있었다. 박철영 배터리 교체가 교대하러 갔어도 그는 계속 볼을 던졌다. 땀범벅이 돼 마운드를 내려온 박경완은 “100구 넘게 던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아이싱도 “괜찮다”며 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달 말 한화전 도중 볼에 왼손등을 맞아 뼈에 금이 가는 중상을 입었음에도 1군에 남았다. 박경완은 “1군 잔류도, 오늘 배팅볼도 전부 내가 자청했다. 포수 수비도 가능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트레이너에 따르면 실전 출장은 절대 불가 상태. 박경완은 “매직 넘버가 얼마 안 남았으니까 이렇게라도 팀에 보탬이 되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 쌍방울 시절 박경완은 “배팅볼 잘 던진다”고 소문이 났었다. 여기다 어깨를 사용하는 것은 재활의 과정이기도 했다. 현재 왼손을 거의 못쓰는 박경완이 캐치볼을 하려면 받아주는 사람, 옆에서 보조해주는 사람까지 2명이 더 붙어있어야 되는데 배팅볼을 던지면 추가 인력이 필요 없어지는 이점이 발생한다. 또 하나 박경완이 1군 벤치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플러스라고 SK 사람들은 말했다. “오히려 내가 배운다”고 했지만 박경완이 후배 포수 정상호의 볼 배합을 조언하고, 동료 타자들에겐 상대팀 배터리의 볼 배합을 알려주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SK는 박경완이 벤치에 앉았던 히어로즈 3연전을 예상을 깨고 낙승했다. 박경완은 “한국시리즈는 진통 주사를 맞고서라도 나가겠다. 배팅볼은 앞으로도 계속 던져줄 것”이라고 말했다. 잠실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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