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못보던얼굴이…”안방타짜달라졌군

입력 2008-09-1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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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4만 관객이 든 영화 ‘타짜’의 주인공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안방극장에 등장한다. 같은 만화를 원작으로 영화, 드라마로 이어지는 제작 시스템을 택한 두 번째 작품 ‘타짜’가 16일 밤 9시 55분 시청자를 찾는다. 드라마 ‘타짜’(극본 설준석·연출 강신효)는 허영만의 원작에 충실하던 영화와 달리 인물의 외형을 넓히거나 서로 개성을 혼합해 색다른 에피소드와 갈등구도를 첨가했다. 영화에서 고니(조승우), 정마담(김혜수), 아귀(김윤석)가 이루는 삼각구도가 핵심이었다면 드라마는 3인방의 개성을 쪼개고 합해 5명의 인물로 재창조했다. ○ ‘업그레이드 3인방’ 영민-난숙-아귀 새로운 인물 중 단연 돋보이는 주인공은 영민(김민준). 원작은 물론 영화에서도 등장하지 않은 낯선 인물이라 시청자에게는 신선한 분위기마저 풍긴다. 영민은 고니(장혁)를 상대로 우정, 사랑, 도박 사이에서 끝없이 경쟁하며 갈등을 만든다. 순수한 우정에서 출발하는 초반과 달리 시간이 흐를수록 승부를 위해 잔인한 행보를 걸으면서 변신을 거듭해 긴장을 높이기도 한다. 일면 영화 속 아귀와 흡사하지만 마음 깊숙이 우정과 사랑을 그대로 간직한 점에서 영민은 드라마가 만들어낸 가장 매력적인 인물. 더불어 드라마 도중에 성격이 돌변하는 까닭에 영민역의 김민준은 한 편의 드라마에서 1인 2역을 선보이는 셈이다. 난숙 역시 영민과 비슷한 길을 걷는다. 고니의 첫 사랑에서 도박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파란만장한 인생을 사는 여자가 바로 난숙. 영화 속 정마담과 화란(이수경)의 성향을 혼합한 인물로 생각하면 쉽다. 아귀(김갑수)는 드라마에서 영민의 도박 스승으로 탈바꿈했다. 순진한 영민을 꿰어내 도박 판 큰손으로 키운다. 선·악의 구분을 떠나 영민에게 있어서는 조력자이자 스승이다. ○ ‘영화판 그대로’ 고니-정마담 고니와 정마담(강성연)은 영화와 맥을 같이 한다. 각각의 개인사와 주변 인물의 세밀한 차이가 있지만 영화와 마찬가지로 도박판을 움직이는 악어와 악어새의 관계를 이룬다. 고니를 타짜로 이용하는 정마담이 결국 고니의 꾀에 넘어가 뒤통수를 맞는 관계 역시 영화와 비슷하다. 아귀를 향해 복수의 칼을 가는 영화 속 고니와 영민에게 분노를 품은 드라마 속 고니의 모습도 같다. 여기에 도박판에서 사는 타짜이지만 악이 아닌 선의 색깔을 덧칠한 것은 장혁이 연기할 고니의 특징. 이는 선·악 구분이 명확해야 더 높은 호응을 이끌어내는 시청자의 성향을 고려한 제작진의 선택이다. 연출을 맡은 강신효 PD는 “주인공들이 삶 속에서 겪는 애환을 표현하는 수단은 도박이다. 이를 통해 인간사의 한 단면을 담는다”고 설명하며 “여러 인간군상을 시청자와 공유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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