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기간 동안 숨막히는 승부와 희비가 교차하는 종목들을 본 후 숙소로 돌아오면 캄캄한 밤의 신선함을 느끼곤 했다. 이기는 게 좋았고 이기면 발걸음도 가볍고 잠도 잘 왔다. 그리고 가끔 읽게 되는 책도 인상 깊은 문장이 머릿속에 그대로 남아 있게 되었다. 그때 읽었던 탈무드의 내용 한토막이 며칠 전 기사와 함께 교차되었다.
한 유대인이 아주 위험한 다리를 건너면서 “하느님 제가 이 다리를 무사히 건너가게만 해주신다면 5길더를 기부하겠습니다” 라고 했다. 그러나 다리를 무사히 건너자 다시 기도를 했다. “하느님 아무리 생각해도 5길더는 너무 많은 것 같습니다. 절반으로 하거나 그냥 눈감아 주시면 안 될까요?”
마침 그때 다리가 몹시 흔들리자 다급해진 유대인이 재빨리 말을 바꾸었다. “아이고! 하느님, 제가 농담으로 그저 한 말인데 왜 그리 화를 내십니까?”
우리가 흔히 말하는 화장실에 들어갈 때와 나올 때가 다르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이야기이다. 며칠 전 본지를 보면서 프로야구의 숨막히는 승부기사보다 나의 눈길을 끈 것은 고교 졸업생들이 프로구단의 입단계약금중 일부를 모교 발전기금으로 내놓은 기사였다. 서울고 야구부 졸업예정자들 4명이 많게는 일인당 4000만원에서 1000만원까지 모두 8000만원을 후배야구선수들을 위해 기부한 기사를 읽으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큰 금액을 기부한 학생과 학부모들의 아름다운 이야기가 다른 학교에도 더 넓게 퍼져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 프로 선수들 중 유난히 기부문화에 인색한 각 종목의 돈 많이 버는 스타들이 그 기사를 보면서 어떤 생각을 가질까 하는 궁금증도 생겼다.
이번 베이징 올림픽에서도 메달리스트들에겐 포상금과 함께 연금이 주어진다. 금메달리스트들에겐 매월 백만원이 평생 지급된다. 수영의 박태환은 수고한 코치들에게 큰 액수로 감사의 뜻을 전했고 종목마다 기부, 선행을 하면서 나눔의 아름다움을 베푸는 선수들이 예전에 비해 크게 늘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아주 큰 보상은 아니지만 연금자체도 국민들이 낸 세금의 일부인 점을 감안하면 멋진 승부로 국민들을 기쁘게 한 선수들이 성의 있는 기부로 다시 한 번 국민들과 팬들을 기쁘게 해주는 사례가 늘어나면 더 좋지 않을까 싶다. 프로야구의 경우 숨막히는 접전이 계속되고 있기에 일부선수들만 기부, 성금전달을 했지만 시즌이 끝난 후 차분히 주변을 살펴보면서 보다 많은 선행이 베풀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어린 선수들의 기부금 소식은 일부 재벌 2·3세들의 불법적, 비양심적인 일탈행위와 도의없는 부의 축적 욕구가 만연한 사회에서 비교되는 것 같아 신선하다.
야구해설가
오랜 선수생활을 거치면서 감독,코치,해설 생활로 야구와 함께 살아가는 것을 즐긴다.
전 국민의 스포츠 생활화를 늘 꿈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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