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조연,주연보다빛나면어떡해!

입력 2008-09-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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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이순재노장투혼,‘바람…’고뇌하는정진영,‘타짜’김갑수악역돋보여
‘명불허전’이다. 주연보다 빛난 조연들이 이름값에 버금가는 연기력으로 드라마에 윤기를 더하고 있다. 이순재, 김갑수, 정진영. 이들 조연 3인방은 각각 MBC 수목극 ‘베토벤 바이러스’와 SBS 월화극 ‘타짜’, KBS 2TV 수목극 ‘바람의 나라’에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는 멋진 연기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조연이란 표현이 섭섭할 정도로 돋보이는 연기력을 가진 이들은 자칫 주인공에게 쏠릴 수 있는 드라마의 무게를 적절히 나눠 가지며 다양한 에피소드를 만드는데 일조한다. ● 이순재, 노장의 카리스마 이순재는 ‘베토벤 바이러스’(극본 홍진아·연출 이재규) 출연에 앞서 오보에를 익히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낯선 악기였지만 노력 끝에 웬만한 실력을 갖췄다. 그의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극 중 50년의 세월을 뛰어넘어 10대 소녀 쥬니와 묘한 감정을 나누며 시청자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선물한다. 이순재는 “‘엄마가 뿔났다’에서 노년층도 사랑할 수 있다는 응원의 메시지를 던졌다면 ‘베토벤 바이러스’는 단순한 사랑도 간단한 우정도 아닌 인간 사이의 연민“이라며 능숙히 소화하는 다양한 감정 연기의 배경을 설명했다. ● 정진영, 번민의 군주, 깊은 연기력으로 표현 ‘바람의 나라’(극본 정진옥·연출 강일수)는 전·후반에 걸친 두 명의 주인공이 눈길을 끈다.송일국이 드라마 후반을 이끈다면 전반은 정진영이 짊어졌다. 이미 스크린에서 인정받은 연기력은 드라마에서도 통했다. 권력 경쟁 속에 아들을 버릴 수 밖에 없는 유리왕으로 나선 정진영은 평생 씻지 못할 죄의식에 번민하는 인물을 그만의 깊은 연기력으로 표현하고 있다. ‘바람의 나라’가 비슷한 소재의 ‘태왕사신기’나 ‘주몽’과 가장 큰 차별화를 이루는 부분이 바로 정진영의 존재다.주로 영화로 활동하다 14년만에 드라마에 출연한 덕분에 송일국보다 더 눈길을 끈다. 여기에 영화 ‘왕의 남자’에서 선보였던 폭군의 이미지와 180도 다른 너그러운 군왕을 연기하면서 스크린과는 또 다른 매력을 발휘하고 있다. ● 김갑수, 매운 양념 역할 톡톡 도박의 고수로 변신한 김갑수의 표독한 연기도 ‘타짜’(극본 박형진·연출 강신효)의 재미를 배가 시키는 원동력이다. 악역을 자주 소화했던 김갑수이지만 이번에는 강도가 무척 세다. 거친 도박의 세계를 그린 드라마에서 매운 양념 역할을 톡톡히 해내는 김갑수는 영화 ‘타짜’에서 같은 인물을 연기한 김윤석과 비교되며 더 주목을 받고 있다. 시청자 사이에서는 김갑수와 김윤석이 표현한 같은 인물을 두고 ‘누가 더 나은가’ 치열한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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