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원수첩]양키스타디움고별전‘잡음투성이’

입력 2008-09-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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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한국시간)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을 끝으로 ‘루스가 지은 집’ 양키스타디움은 85년의 수명을 다하고 팬들과 작별했다. 이날의 마지막 행사는 메이저리그 스타들의 모임이나 다름없었다. 양키스를 거쳐간 숱한 스타들이 행사에 참석했고, 전광판에 전 양키스 멤버들의 메시지들이 잇달았다. 월드시리즈 사상 유일하게 퍼펙트게임을 수립한 돈 라슨은 마운드에서 양키스타디움의 흙을 봉지에 담아 팬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줬다. 그러나 양키스타디움 고별전 행사에는 사이영상을 7차례 수상하고 양키스의 두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에 공헌한 로저 클레멘스는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문제가 되고 있는 약물복용 혐의 탓이라고 하기에는 설득력이 없었다. 이날 선발투수 앤디 페티트, 1루수 제이슨 지암비는 약물복용을 인정한 선수들이다. 심지어 메이저리그 약물조사위원회 ‘미첼 리포트’에 올라 이를 인정하고 사과한 전 2루수 척 노블락마저 영상 메시지를 통해 팬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하지만 클레멘스는 85년의 양키스타디움 역사 속에서 한번도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다. 이날 허리케인 아이크의 여파로 발전기를 돌려 TV를 시청한 클레멘스는 자신의 이름이 언급되지 않는데 큰 충격을 받았다고 그의 장모가 <뉴욕 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전했다. 양키스는 고의적으로 클레멘스의 이름을 뺀 것은 아니라면서 다른 스타들의 이름도 거명하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언론은 어딘가 석연치 않다며 문제를 삼았다. 어쩌면 클레멘스도 더 이상 영웅이 아니라는 점을 은연중에 양키스가 드러냈다고 볼 수도 있다. 아무튼 클레멘스로서는 망신살이 뻗친 셈이다. 언론들이 이번 고별전 행사에 양키스 구단의 처사에 입을 모아 비난한 게 또 있다. 전임 조 토리 감독 부분이다. 토리 감독 역시 클레멘스처럼 거론되지 않았다. 그러나 언론들은 12년 동안 월드시리즈를 4차례 우승으로 이끈 토리를 외면한 것은 실수로 덮을 수 없다며 양키스에 비난의 포문을 열었다. 클레멘스와 토리는 다르다는 것이다. LA|문상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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