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겁한최홍만…시시한격투기…

입력 2008-09-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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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리와복귀전연장직전기권, K-1 GP 8경기중7경기판정
‘K-1 월드 그랑프리 파이널 16 서울대회’가 요란한 선전과 달리 먹을 것 없는 잔치로 끝났다. 27일 서울 올림픽체육관 제1체조경기장에서 열린 대회에는 세계 최고 파이터들의 화끈한 경기를 보기 위해 1만5729명(주최측 집계)의 관중이 몰려왔다. 하지만 메인이벤트 8경기 중 첫 경기로 치러진 루슬란 카라에프(러시아)와 하리드 디 파우스트(독일)의 경기를 제외하고 나머지 7경기는 모두 판정으로 끝나는 재미없는 경기를 펼쳤다. 경기 내용은 더욱 형편없었다. K-1 룰에 익숙해진 노장들의 게임은 잔꾀만 늘어나 재미없는 경기로 전락했다. 팬 인기투표로 출전한 레이 세포(뉴질랜드)의 경기는 실망스런 수준이었다. 과거 ‘부메랑 훅’으로 화끈한 KO승을 이끌어낸 세포의 주먹은 더 이상 무기가 되지 않았다. 스트레이트는 정확도가 떨어졌고 부메랑 훅은 스피드가 떨어져 위협을 주지 못했다. 가장 많은 관심을 끈 최홍만(27)과 바다 하리(모로코)의 경기는 실망감의 최고조에 달했다. 경기 전 최홍만에게 독설을 퍼부으며 살기마저 느끼게 했던 바다 하리는 막상 링 위에서는 스피드 게임을 즐기기에 급급했다. “정면승부로 화끈한 경기를 펼치겠다”고 장담한 최홍만은 펀치 한번 제대로 날리지 않으며 공격을 피하기 바빴다. 팬들의 실망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3라운드 경기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연장전으로 이어졌지만 최홍만이 ‘타월 투척’으로 경기를 포기하면서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다. 최홍만은 “오랜만에 출전한 경기라 긴장을 많이 했다. 앞으로 더 많은 대회를 출전해야하기 때문에 오늘 경기를 포기했다”고 이해할 수 없는 설명을 늘어놓았다. 한마디로 비겁했다. 그나마 화끈한 타격전을 펼쳤던 루슬란 카라에프(러시아)와 하리드 디 파우스트(독일), 피터 아츠(네덜란드)와 세미 슐츠(네덜란드)의 경기가 위안이 됐다. 특히 K-1의 살아 있는 전설이라는 피터 아츠와 현 슈퍼헤비급 챔피언 세미 슐츠의 대결은 팬들의 심장을 뜨겁게 만들었다. 아츠는 ‘벌목군’이라는 별명으로 하이킥과 양손 훅을 날리며 상대를 쓰러트렸던 과거의 모습은 아니었지만 3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노장의 투혼을 발휘하며 팬들을 흥분시켰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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