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환감독‘웃는게웃는게아니야’

입력 2008-10-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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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있지만 결코 밝은 표정은 아니었다. 3일 목동 두산전을 앞두고 덕아웃에서 취재진을 대하는 히어로즈 이광환 감독(60·사진)의 모습이었다. 전날 이장석 구단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계약기간 도중 경질 가능성을 언급한데 이어 이날은 ‘후임 사령탑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 김시진 경기운영위원(전 현대 감독)이 유력하다’는 보도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취재진의 위로 섞인 질문에 인생을 달관한 사람처럼 허허 웃기만 하던 이 감독은 한참만에야 입을 열었다. 이 감독은 “직접적인 면담 한번 없이 사장이 ‘경질을 검토중’이라는 말을 언론에 먼저 흘리는 건 이해가 안 간다. 나한테 먼저 얘기하는 게 순서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쨌든 오늘 선수들을 모아놓고 유종의 미를 거두자고 당부했다”며 “시즌 전부터 (연봉협상 때문에) 사기가 떨어진 선수들을 다독이는 게 올 시즌 첫째 목표였다. 시즌을 치르면서 선발진은 안정됐지만 여전히 득점력은 떨어져 올 가을 많은 훈련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그뿐이었다. 이 감독은 더 이상 장황한 넋두리는 옮겨놓지 않았다. 그러나 소식을 전해들은 두산 김경문 감독은 “남의 구단 일이라 섣불리 말하긴 어렵지만 이런 식으로 감독을 경질하는 건 예의가 아니다”라며 씁쓸하게 입맛을 다셨다. 마땅히 내야할 프로야구 가입 분납금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납입기한을 넘긴 히어로즈다. 또 오래 전에 정산을 마쳤어야 할 감독 계약금(1억원)도 시즌이 끝나갈 무렵에서야 슬그머니 통장으로 밀어넣은 히어로즈다. 그런데 희한하게도 사령탑 교체 여부를 놓고는 일사천리다. 다가올 스토브리그에서는 또 어떤 불협화음을 낳을지, 히어로즈의 ‘구단 마음대로’ 행정이 궁금증을 일으킨다. 목동 |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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