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감독? 협상 테이블에서 만나지 않았고, 구체적인 조건에 대해 들은 바도 없다. 나 역시 감독을 맡겠다는 의사표시를 전혀 하지 않았다. 히어로즈 구단의 미래가 어떨지도 모르는 것 아니냐.” 한국야구위원회(KBO) 김시진(50·사진) 경기운영위원이 히어로즈 신임감독 유력후보로 거론되자 3일 “곤혹스럽다”는 말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설명했다.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는 제1대 사령탑인 이광환 감독을 사실상 경질하기로 하고 지난해 현대 사령탑을 지낸 김시진 위원을 차기 감독 물망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은 3일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구체적인 제안을 받지 않았다. 어제(2일) ‘함께 가고 싶다’는 이 대표의 전화를 받았지만 나 역시 ‘아직 시즌도 종료되지 않았는데 나중에 얘기했으면 좋겠다’는 정도만 얘기했다. 직접적으로 감독을 맡아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대우는 어떻게 해줄지, 구단의 미래와 운영방안은 무엇인지, 감독에게 어느 정도 권한을 줄 것인지 등에 대해 구체적인 얘기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다른 몇 개 구단으로부터 코치직 제의도 있었다. 아직 시즌이 종료되지도 않은 시점인데 지금으로서는 히어로즈 감독을 수락할 수 없다. 이광환 감독님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히어로즈측이 만나자고 하면 나중에 만나서 얘기를 들어보기는 하겠지만 지금은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김 위원은 이어 “히어로즈가 내년에 정상적으로 구단을 운영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 것 아니냐. 지금같은 구단운영 방향이라면 설사 감독직 제의가 온다고 해도 수락하기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히어로즈 이장석 대표는 이날 목동구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시진 감독 선임과 관련해) 정확히 결정된 것이 없다. 여러 복안을 갖고 있다. 다음주 월요일이나 화요일쯤 결정하고, 수요일 발표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됐으니 그것보다는 발표를 앞당기겠다”고 말하면서 즉답을 피했다. 여러 정황을 놓고 보면 현재 히어로즈 내부적으로는 김시진 경기운영위원을 유력한 감독 후보로 결정해놓고 있지만 김 감독의 승낙을 얻어내지 못한 상황이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