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첫가을잔치”…설레는이대호

입력 2008-10-0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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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가 간다.’ 준비는 끝났다. 롯데 4번타자 이대호(26)가 8일 사직구장에서 시작되는 삼성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데뷔 8년 만에 첫 포스트시즌 무대에 나선다. 그동안 정상의 타자로 한국 프로야구를 호령해왔지만 ‘가을잔치’와는 인연이 없었던 그가 마침내 오랜 숙원을 풀었다. ● 데뷔 8년 만의 첫 ‘가을야구’ 롯데는 공교롭게도 이대호가 데뷔하던 2001년 이후 한 번도 4강에 들지 못했다. 이대호가 타격·홈런·타점 부문을 석권하며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2006년과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 부문 상위권에 올랐던 지난해에도 롯데는 7위였다. 그런데 올해는 달랐다. 로이스터 감독 부임 이후 시즌 초반부터 상위권을 달렸고, 후반기 무서운 상승세를 업고 3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이미 8월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까지 목에 건 이대호로서는 최고의 한 해인 셈. 이대호는 포스트시즌 첫 타석에 들어서는 소감을 묻자 “그냥 평소 타석에 들어서는 기분이랑 똑같다”고 애써 태연한 척 했다. 그러나 이내 “긴장된다. 정말 흥분된다”며 속내를 드러냈다. 강심장으로 통하는 이대호에게도 부산에서 맞이한 첫 포스트시즌은 보통 일이 아니다. 11월 결혼하는 형 이차호(30) 씨 예비부부와 여자친구 신혜정(26) 씨와 의미있는 순간을 함께 하기 위해 지정석 표를 챙겨놓았다. 이들은 프로 초년병 이대호가 간판타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함께 해온 유일한 ‘가족’이다. ● 롯데, PS 키는 이대호가 쥐고 있다? 이대호는 올해 타율 0.301에 홈런 18개, 94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중반 갑작스런 슬럼프를 겪은 탓에 지난해보다 타율과 홈런 수가 떨어졌지만 중심타자로서 나무랄 데 없는 성적이다. 롯데 김무관 타격코치는 “이대호가 ‘내가 해결해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부진하면 다른 타자들도 나쁜 공에 방망이를 휘두르면서 동반 부진에 빠진다. 결국 이대호가 살아나야 타선 전체에 균형이 잡히는 셈”이라면서 “이대호는 언제나 상대 투수들에게 위압감을 안겨주는 중요한 존재”라고 평가했다. 롯데 주장 조성환도 7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한 시즌 내내 이대호가 뒤에 있었기에 마음 편히 타석에 섰다. 지금까지 그랬듯이 이대호가 뭔가 해줄 거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호는 이 말을 전해듣고 “내 뒤에는 가르시아가 있다”는 한 마디로 정리했다. 게다가 이대호는 1차전 선발인 삼성 배영수에게 올 시즌 5타수 3안타에 홈런 1개를 때려냈다. 이대호를 위한 무대가 활짝 열렸다. 앞에 조성환, 뒤에 가르시아가 배치되면서 자신도 그만큼 부담을 덜고 자기 타격에만 충실할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사직= 배영은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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