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도쿄…]‘일본판하리수’하루나아이당당해서빛난다

입력 2008-10-08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일본 방송가는 현재 ‘하프(half)’의 전성시대라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프’에는 그냥 ‘하프’와 ‘뉴 하프’가 있다. 전자는 혼혈 일본인을, 후자는 트렌스젠더를 가리킨다. 창창한 젊은 배우 군에 사와지리 에리카, 카토 로사, 하야미 모코미치 등 ‘하프’스타가 다수를 점하고 있는 가운데 뉴하프 스타로는 현재 하루나 아이(32·사진)가 절정의 주가를 올리고 있다. 19세에 남성에서 여성으로 변신한 그는 여성아이들 가수 마츠우라 아야를 립싱크로 코믹하게 흉내 낸 일명 ‘에어 아야야’로 주목을 받기 시작해 현재에는 각종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단골손님으로 종횡무진중이다. 최근 일본의 한 스포츠지는 최근 하루나 아이가 10일 동안 출연한 프로그램이 12개에 달하며 출연료도 50만엔 대로 특급대열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처음에는 반짝하고 말 것 같던 하루나 아이가 뉴하프 스타에 대한 일시적인 호기심에서 벗어나 웃음과 즐거움을 주는 예능인의 대표주자로 자리를 잡은 이유는 한결 같은 명랑함에 있다. 풍만한 가슴에 대한 짓궂은 관심을 받으면 ‘260cc(가슴 성형 수술시 주입한 양)랍니다’고 화통하게 받아치는 등 시종 미워할 수 없는 밝고 씩씩함을 자랑해 호감을 사고 있다. 물론 뉴하프 하루나 아이를 활용하는 일본 프로그램의 절묘한 기술도 하루나 아이의 활약상에 한 몫을 보태고 있다. 이를테면 가족애를 드러내는 감동 다큐멘터리 등이 그것이다. 여자로 살겠다고 고백했지만 인정받지 못해 가족과 떨어져 살아온 하루나 아이가 부친과 둘만의 여행을 즐기며 못 다한 속내를 드러내는 한편, 아들이었던 어릴 적처럼 두 사람이 캐치볼을 즐긴다는 내용의 프로그램을 내보내며 인간미를 돋우는 것이다. 그러나 하루나 아이는 절절한 사연을 막간의 엑센트로만 활용하되 대부분의 활동에서는 ‘뉴하프’라는 존재감과 독자적인 재능을 내숭 없이 환하게 조율해 인기 예능인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동정으로 관심을 사는 것은 예능인에게 치명적이라는 말을 터득하고 있는 듯 ‘뉴하프’를 유쾌하고 당당한 개성으로 치환하고 있는 것이다. 도쿄 | 조재원 스포츠전문지 연예기자로 활동하다 일본 대중문화에 빠져 일본 유학에 나섰다. 우리와 가까우면서도 어떤 때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일본인들을 대중문화라는 프리즘을 통해 알아보고 싶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