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아기사자’박석민, SUN의믿음에‘보은의타타타’

입력 2008-10-19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3차전을 앞둔 삼성의 훈련시간. 선동열 감독은 “아직 라인업을 확정하지 못했다. 네가지 오더를 써 놓긴 했는데…”라고 했다. 선 감독 고민의 원흉(?)은 박석민(23)이었다. 11일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때 왼쪽 7번 갈비뼈에 실금이 가는 부상을 입었던 그는 이틀 전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대타로 나서긴 했지만 컨디션이 완전치 않았다. “훈련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했던 선 감독은 결국 그를 1루수 겸 3번으로 선발 출장시켰고, 이는 삼성 3차전 승리의 결정적인 힘이 됐다. 선제 결승타 역시 박석민의 몫이었다. 3회 2사 1·2루서 맞은 두 번째 타석. 박석민은 두산 선발 이혜천으로부터 중견수 이종욱의 키를 훌쩍 넘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터뜨렸다. 판단 미스를 한 이종욱의 덕(?)도 있었지만 수비에 능숙한 이종욱이 스타트를 앞쪽으로 끊었다가 다시 뒤로 따라가야할 만큼 타구에 힘이 있었다. 2-1로 쫓긴 6회 무사 1루에서도 2루타를 터뜨리며 두 번째 투수 김상현을 흔들었고, 이는 최형우 3점 홈런의 결정적인 디딤돌이 됐다.방망이 뿐만 아니라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도 돋보였다. 2회 홍성흔의 파울 플라이를 끝까지 쫓아가 1루측 두산 덕아웃 벽에 부딪히며 잡아내는 허슬 플레이는 이날 그의 활약을 예고한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 MVP를 차지했던 그는 “요즘 2%씩 부족한 것 같다. 5회까진 내가 MVP였는데…”라며 이날 MVP가 최형우에게 돌아간 것에 대해 살짝 아쉬움을 내비쳤다. “게임 전 감독님께서 부르셔서 ‘무리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시길래 뛸 수 있다고, 뛰겠다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한 그는 “2회 (호)수비를 할 때도 별 통증을 느끼지 못했는데 5-1로 점수가 벌어진 뒤부터 긴장이 조금 풀려서인지 아프기 시작하더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스물세살, 프로 5년차가 아니라 10년은 넘긴 베테랑 같은 말투였다. ‘한 말발’하는 입심에, 아줌마 퍼머머리를 연상시키는 박석민의 ‘거침없는 가을잔치’다. 잠실 |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