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숨은영웅]박진만,김현수무릎꿇린‘복수의캐치’

삼성 박진만(32)은 16일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뼈아픈 실책을 한 뒤 “정말 반성과 후회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한 타구에 두 개의 실책을 기록한 그 날을 두고 “내 야구 인생에서 가장 굴욕적인 날”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국민 유격수’는 그 날의 경험 덕분에 집중력을 더 높였다. 이런 게 ‘전화위복’이다. 19일 3차전. 박진만은 0-0으로 맞선 3회 2사 만루에서 투수키를 넘기는 두산 김현수의 안타성 타구를 2루 뒤에서 잡아 아웃시켰다. 선제점을 내줄 위기를 모면하는 순간. 박진만은 “김현수의 잘 맞은 타구는 대부분 그 쪽으로 온다. 미리 대비하고 있었다”고 했다. 8회 2사 만루에서도 그랬다. 김현수는 박진만의 키를 넘어가는 잘 맞은 타구를 날렸다. 하지만 박진만은 기다렸다는 듯 점프해 잡아내며 두산의 추격을 봉쇄했다. 박진만은 “비슷한 경우를 대비해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고 있었다. 여러 가지 상황을 숙지했던 결과”라고 설명했다. 공교롭게도 김현수는 박진만이 1차전에서 넋 놓고 득점을 허용했던 상대다. 나무에서 떨어진 원숭이도 다시 올라가면 그 뿐이다. 대구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