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성민“아車車!무면허”…구단제공자가용면허없어애물단지

입력 2008-10-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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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2시간어학과외등獨적응착착
“뭐, 괜찮아요. 어디서 굶지는 않을 겁니다.” 독일 생활 한 달여. 문성민(22·VfB프리드리히샤펜·사진)은 빠르게 새 환경에 적응하고 있다. 음식은 가리지 않지만 비싼 물가 때문에 매번 사먹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어지간한 것은 직접 해먹을 정도가 됐다. 식당의 메뉴 주문과 쇼핑에도 익숙해졌다. 아직 의사소통의 어려움이 있으나 특유의 ‘보디랭귀지’를 활용하는 생존법도 함께 익혀가는 중이다. 특히, 룸메이트 율리아노 벤디니(33)의 도움이 컸다. 팀 내 최고 노장인 벤디니는 구단에서 제공한 아파트에 아직 입주하지 못한 문성민과 함께 지내며 필요한 것들을 가르쳤다. 새로 입단한 선수의 적응을 돕는다는 차원에서 동료들과 2주 가량 생활하도록 한 구단의 방침 때문이기도 하지만, 벤디니는 코트 안팎에서 마치 친형처럼 문성민을 대했다. 연습경기를 위해 사흘 간 이탈리아 원정을 떠나는 문성민은 이번 주말에나 새 보금자리에 들어설 예정. 가장 골칫거리는 운전면허가 없다는 점. 선수 전원이 자택 생활을 하기 때문에 출퇴근을 위해서라도 자가용이 꼭 필요하다. 구단은 문성민에게 후원사 르노 차량을 지급했는데, 정작 면허증이 없어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다. 스테판 마오 단장은 “차라리 자전거를 지급할 걸 그랬다”고 웃는다. 사실 독일은 면허 발급이 매우 까다로워 어지간한 실력이 아니면 차를 몰 수 없다. 문성민은 “시즌이 끝나고 귀국하면 가장 먼저 면허를 따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언어를 익히는 데도 열성적이다. 구단이 배정한 방문교사의 도움을 받아 문성민은 하루 두 시간씩 영어 수업을 받는다. 팀내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워 답답할 때가 많았지만 이젠 쉬운 단어는 이해할 수 있다. 영어에 익숙해지면 독어와 이탈리아어에도 도전할 계획. 문성민은 “솔직히 뒤늦은 공부가 즐겁지는 않다. 하지만 미래와 꿈을 위해 당연히 감내할 일”이라고 의젓한 모습을 보이는 한 편으로 유명서적 <긍정의 힘> 원서를 가리키며 “저걸 읽을 수 있는 실력을 반드시 키우겠다”고 자신했다. 일단 현재까지 문성민의 독일 생활기는 성공적이다. 유일한 낙인 미니 홈피 관리를 통해 한국과 소통하며 타지의 외로움을 극복하는 법도 깨우쳤다. 그는 “내가 선택했다. 쉽게 찾아오지 않는 행복한 기회를 잡은 만큼 실패한 모습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프리드리히샤펜(독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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