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와 두산이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23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플레이오프(7전4선승제) 6차전에서 두산 베어스가 삼성 라이온즈에 5-2로 승리를 거두며 시리즈 전적 4승2패로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했다.
이로써 페넌트레이스 우승팀 SK 와이번스와 두산은 지난 시즌 한국시리즈 맞대결 이후 또 다시 외나무다리에서 진검승부를 벌이게 됐다.
SK는 지난 해 2연패후 4승을 거둬 우승했다. 객관적인 전력과 현재까지 선수들의 컨디션을 고려해 볼 때 SK의 우세가 점쳐지는 것이 사실이다.
SK는 지난 5일 히어로즈와의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를 끝으로 약 20여 일간의 휴식을 취했다. 반면, 두산은 지난 16일부터 이날까지 삼성과 6차전에 걸쳐 혈전을 벌였다. 여러 가지로 두산의 약점이 눈에 띈다.
먼저 마운드를 살펴보면 선발진은 이미 체력이 바닥나 5이닝을 넘기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고 불펜진 역시 잦은 등판과 불규칙적인 이닝 소화로 체력은 바닥을 치고 있다.
믿을 만한 선발투수로 맷 랜들, 김선우, 이혜천 등이 대표적이지만 이미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체력소모가 상당한 수준이다. 중간계투진 정재훈, 임태훈, 김상현, 이재우 등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나, 페넌트레이스 때의 위력과 비교하면 못 미치는 수준이다. ´다크호스´로 평가되고 있는 김상현의 활약이 두산 마운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의 선동열 감독(45)은 ″두산 불펜진 중에 김상현의 구위가 제일 좋다. 이재우보다 훨씬 나은 것 같다″고 밝혔었다. 다만 큰 경기 경험이 없어 긴장을 심하게 한다는 데 약점이 있다.
이에 반해 SK의 마운드는 완벽에 가깝다. 투수 2관왕에 오른 김광현을 비롯해 채병용, 송은범, 케니 레이번이 선발진에 버티고 있다. 게다가 정우람, 김원형, 이승호, 이영욱, 가득염, 윤길현, 조웅천, 정대현으로 이어지는 불펜진도 막강하다.
마운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무난한 점수를 받고 있는 두산의 타선 역시 체력적인 문제가 대두될 수 있는 타이밍이어서 안심할 수 없다.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두산이 삼성과의 플레이오프를 6차전까지 벌인 것 자체가 SK에는 ´행운´이요, 두산에는 ´불행´이었다.
하지만 이미 승부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 언제나 변수는 작용하기 때문이다. SK는 그 동안 자체 홍백전 등을 통해 실전 감각을 유지했지만 이 부분에서는 분명히 두산 선수들을 압도한다고 자신할 수 없다.
오히려 꾸준히 긴장감을 유지하며 살얼음 승부를 펼친 두산이 더욱 냉정한 자세로 경기에 임할 수 있다는 말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선수들의 정신자세도 꼽을 수 있다.
SK 역시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야신´ 김성근 감독(66)을 시작으로 모든 것을 집중하겠지만 플레이오프를 통해 산전수전을 다 겪은 두산의 정신력과 집중력을 무시할 수 없다.
오히려 두산은 지난 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의 설욕을 위해서라도 더욱 이를 꽉 물고 달려들 준비가 돼 있다. 현재까지 흘러온 상황을 보면 분명 SK가 유리하다.
하지만 두산은 늘 그랬듯이 강한 ´뚝심´을 자랑할 것이다. 플레이오프 못지 않게 ´용´과 ´곰´의 재대결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서울=뉴시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