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사자김상수,“삼성공격첨병되고싶다”

입력 2008-10-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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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팬들에게는 오랜 소원이 하나 있다. ‘정확한 타격’, ‘폭발적인 스피드’, ‘물샐 틈 없는 수비’, ‘뛰어난 주루센스’를 갖춘 강력한 1번타자를 갖는 것이다. 전설적인 1번타자 이종범과 전준호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은퇴한 이순철이나 유지현, 혹은 현재 최고의 공격첨병 이종욱 같은 경기를 지배하는 리드오프히터에 목말라 있다. 강동우가 어렵지 않게 그 역할을 해줄 것으로 예상됐으나, 펜스에 부딪히는 큰 부상을 당한 뒤 그는 평범한 선수로 전락하고 말았다. 박한이가 오랫동안 제 몫을 해주고 있긴 하지만, 뛰어난 툴에 어울리지 않는 주루센스는 1번이라는 타이틀과 어울리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중심타선에 배치될 수 있는 파워히터도 아니다. WBC대회나 베이징올림픽에서 그의 이름이 제외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박한이의 1번 고정은 기동력을 살리지 못한다는 문제점을 낳았다. 경기 후반 강명구를 투입해 재미를 보긴 했지만, 그는 붙박이 1번타자가 아닌 대주자 역할에 그쳤을 뿐이다. 삼성의 오랜 고민은 경북고 유격수 김상수의 입단과 함께 해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수는 삼성이 오랫동안 꿈꿔왔던 강력한 리드오프히터가 될 수 있는 많은 재능을 갖추고 있다. 게다가 리더쉽, 경기를 읽는 시야, 야구센스, 멘탈 등 눈으로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서도 완성도가 높은 선수다. 삼성이 김상수에게 연봉 포함 3억원이라는 돈을 투자한 것만으로도 엄청난 기대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삼성의 기동력을 책임질 김상수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어린 나이임에도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는 강인함이 있었다.
▲ 김상수의 삼성 라이온즈 입단식 모습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다음은 김상수와의 일문일답 ●어릴 적부터 입고 싶었던 푸른 유니폼 Q :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소감은? A : 어릴때부터 삼성의 푸른 유니폼을 입는 것을 꿈꿨다. 명문구단에서 뛸 수 있어 기쁘다. 고등학교때처럼 열심히 하면 프로에서도 잘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Q :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가? A : 팀에 합류해 경산볼파크에서 훈련하고 있다. 타격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고, 웨이트도 열심히 하고 있다. 배팅시 잡아 당기는 편인데 김한수 코치님으로부터 밀어치기 등 타격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Q : 고향이 서울이라고 들었는데 대구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A : 서울에서 태어났는데 7살때 가족이 경북 구미로 오게 됐다. 구미에서 초등학교 3학년때 야구를 시작했고,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대구로 다시 이사했다. Q : 프로입단 후 친하게 지내는 선배나 동료는? A : 대구 출신 선배들이 많지 않아 아직은 선배들이 어려운 편이다. 경북중학교 출신인 김건필, 김동명 선배가 잘해준다. Q : 지금 삼성에 경북고 출신 선배들이 많지 않다. 배영수 등 경북고 선배들이 어떤 이야기를 하던가? 그리고 경북고 출신으로 지역팀인 삼성에 입단하게 된 소감은? A : 시즌중이기 때문에 만나서 인사를 나눌 기회가 많이 없다. 나이차도 많이 나서 어려운 편이다. 배영수 선배는 잠깐 뵌 적이 있는데 경북고 몇 회냐는 질문과 열심히 하라는 말을 들었다. 그리고 프로생활에서 경북고 출신이라는 것은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모교에 대한 자부심과 지역팀에 입단했다는 기쁨은 있지만 더 중요한 건 열심히 해 팀에 도움을 주는 선수가 되는 것이다. Q : 비슷한 질문인데 삼성에 대구출신 프랜차이즈 스타가 부족하다. 그래서 김상수에게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이런 것이 부담스럽지 않나? A : 아직 고졸 신인이기 때문에 부담은 없다. 내가 좀 더 잘 하면 느껴지지 않을까. Q :. 삼성의 포스트시즌 경기를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A : 많은 관중앞에서 선수들이 뛰는 모습을 보니 내년에는 나도 이런 무대에서 뛰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끔씩 큰 무대에서 활약하는 모습도 상상한다. 그리고 삼성이 꼭 우승했으면 하는 생각도 갖는다. Q : 삼성에는 이종욱이나 이대형 같은 스피드가 뛰어난 강력한 1번타자가 없다. 그런 타자로 성장해야 되지 않겠나. A : 삼성에도 출중한 기량을 갖춘 선배님들이 많다. 나에게 어떤 역할이 주어질지 모르겠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삼성의 기동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공격 첨병이 되고 싶다. ●나는 ‘제 2의 이종범’을 꿈꾼다 Q :. 운동하면서 평소 존경하거나 닮고 싶은 선수는 누구인가? A : 최고의 유격수와 1번타자인 이종범 선배를 존경한다. 그리고 이종범 선배의 플레이를 닮고 싶다. Q : 이종범의 어떤 점을 닮고 싶나. A : 타격, 주루, 수비, 야구센스 등 모든 면에서 이종범 선배는 나의 우상이었다. 정확한 타격, 2-3루를 거푸 훔치는 주루플레이, 중요한 순간 안타를 때려내는 클러치 능력, 3유간을 빠져나가는 타구를 걷어 올려 1루에서 아웃시키는 총알송구 등 닮고 싶은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Q : 삼성 출신인 류중일 코치나 박진만이 섭섭해하지 않을까. A : 삼성 경기를 자주 봐왔고, 또 내가 뛰고 싶은 팀의 주전 유격수 선배들이기 때문에 당연히 류중일 코치님과 박진만 선배도 좋아한다. 두 분 모두 수비가 뛰어난 분들이어서 배울 점이 많다. 내년 시즌 두 분과 1군에서 함께 보내고 싶다. Q : 김상수가 ‘제 2의 이종범’으로 주목 받는 이유는 폭발적인 스피드를 갖춘 5툴 플레이어가 될 수 있어서다. 가장 자신 있는 능력은 무엇인가. A : 스피드는 어떤 선수에게도 밀리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야구를 하면서 거의 1번타자를 맡았고 도루도 뛰면 성공하는 편이다. 고2때 100미터 기록을 쟀었는데 당시 11초대에 들어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Q : 이종범처럼 파워도 있는 편인가? A : 파워보다는 손목힘이 강한 편이다. 장타는 빠른 발을 이용해 2-3루타를 많이 때리는 편이다. 고등학교 3년 동안 3개의 홈런을 때렸다. 봉황대기에서 2, 3학년때 1개씩 기록했고, 1학년때는 지역예선에서 홈런을 날린 적이 있다. Q : 삼성에서 박진만과 재계약을 맺는다면 포지션 변경이 불가피하다. 유격수를 포기할 수 있는가? A : 첫 시즌부터 팀의 유격수로 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일단 1군에서 백업이라도 하면서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 보는 것과 경기를 해보는 건 많이 다르다. 유격수라는 포지션에 연연하지 않고 2루, 3루 모두 뛸 생각이다. 그래도 원래 포지션인 유격수로 뛰었으면 좋겠다. Q : 좋아하는 메이저리그 선수는 없나? A : 메이저리그 선수는 생각해 본 적 없다. ●텍사스 레인저스의 입단 제의와 고교생활
Q : 텍사스 레인저스로부터 100만불이라는 거액에 스카웃 제의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사실인가? A : 올해 1차지명 되기 전 입단 제의를 받았고, 고민도 많이 했다. 정확한 금액은 모른다.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하는 게 더 나을 것이라고 가족들과 결정했다. 미국에 진출하면 어머니가 동행하신다고 했다. 그럴 경우 아버지가 한국에 혼자 남으셔서 생활해야 한다. Q : 친구이자 라이벌인 (이)학주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는데 부럽지 않나. A : 내가 내린 결정이기 때문에 국내 프로야구에 남는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학주는 재능이 뛰어난 선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잘했으면 좋겠다. Q : 올해 고등학교 선수 중 유난히 뛰어난 유격수가 많은데 라이벌로 생각하는 선수는? A : 모두 라이벌이고, 다들 기량이 뛰어나다. (허)경민이는 수비, (오)지환이는 어깨, (안)치홍이는 공격이 좋다. 원래 알고 지내는 사이인데 청소년대표를 같이 하면서 많이 친해진 것 같다. 전화도 자주하는 편이다. Q : 캐나다 세계대회에서는 누가 주전유격수를 맡았나? A : 수비가 좋은 경민이가 주로 유격수를 맡았다. 1루는 지환이가, 치홍이는 2루에서 뛰었다. 나는 3루와 외야에서 뛰었다. Q : 야구를 하면서 가장 기뻤던 순간은 언제였나? A : 청소년대회 결승에서 우승했을때 정말 기뻤다. 삼성에 1차지명을 받았을때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Q : 야구를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A : 2학년때 경북고가 정말 오랜만에 대통령배에 출전했는데 첫 게임에서 콜드게임으로 패하고 난 뒤 후유증이 컸다. 고등학교 3년 동안 전국대회 우승을 못한 것도 아쉬웠다. 야구를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다. ●고교 최정상급 유격수, 그래도 아직은 ‘햇병아리’ Q : 투수를 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언제까지 했는가? A : 초등학교때만 잠시 마운드에 올랐다. 중학교때부터는 계속 유격수로 뛰었다. Q : 계속 투수를 하겠다는 욕심은 없었나? A : 그런 생각은 없었다. 야수가 훨씬 재미있다. Q: 투수출신이면 어깨가 강할텐데 스카우트평에 어깨가 약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A : 2학년때까지는 그런 소리를 가끔씩 들었다. 어깨 근력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고, 작년보다 나아진 것 같다. Q : 가장 부족한 점은 무엇인가? A : 유연성이 떨어진다. 그리고 타격에서 밀어치는 능력이 조금 부족하다. Q : 야구를 하면서 부상을 당한 적은 없나? A : 아직까지 부상은 없었다. 크게 다친 적도 없다. Q : 별명은 없나? A : 별명은 없다. Q : 은근히 ‘개그본능’이 많다는 소리가 있던데.. A : 그런 건 없다. 그렇다고 해서 소극적인 편도 아니다. 평범하다. Q. 박석민, 채태인, 배영수 등 팀에 재미있는 선배들이 많은데 누가 최고라고 생각하는가? A : 어떤 선배가 재미있는지는 모르겠다. 시즌이 끝나고 겪어봐야 알 것 같다. Q : 쉴때는? A : 노래를 듣는다. 장르는 가리지 않는다. Q : 김상수에게 원더걸스란? A : 마냥 좋다. 그런데 원더걸스는 두산에 입단한 (성)영훈이가 선미 광팬이다. Q : 김상수에게 소녀시대란? A : 소녀시대도 마냥 좋다. Q : 김상수에게 삼성이란? A : ‘나의 또 다른 집’. Q : 김상수에게 야구란? A : 내 삶의 행복. Q : 엠엘비파크에 대해 알고 있는가? A : 인터넷을 자주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미니홈피 관리가 대부분이다. 엠엘비파크는 잘 모르겠다. Q : 앞으로는 자주 찾아왔으면 좋겠다. 국내 최고의 야구사이트이기 때문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협박 아니다. 그리고 ‘브콜돼’ 박석민을 만나면 요즘 인기가 이승엽을 능가한다고 전해달라. A : 인터넷을 하게 되면 들르도록 하겠다. Q : 야구를 할때 마음속에 새겨둔 말 있는가? A : 아버님이 해주신 말씀이 있다. “화려한 스타플레이어보다 훌륭한 인품을 지닌 야구선수가 돼라” 항상 그 말을 생각한다. 아버지(김영범)도 야구선수출신이며 실업팀에서 야구를 하셨다.
●가장 삼성다운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Q : 아마추어가 아닌 프로선수가 됐다. 어떤 각오로 임하겠는가? A : 지금처럼 항상 열심히 달리고, 때리고 다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겠다. Q : 내년 시즌 목표는? A : 큰 욕심이라면 1군에서 삼성 내야수로 뛰는 것이다. 많은 경험을 쌓고 싶다. Q : 삼성팬들에게…. A : 플레이오프가 끝날 때까지 선배님들을 응원해주셨으면 좋겠고, 내년에도 삼성과 김상수를 응원해줬으면 좋겠다. Q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 식상한 멘트일 수 있지만 삼성과 계약한 후부터 내 몸에 푸른피가 흐르는 것 같다. 가장 삼성다운 선수로 기억되고 싶다. -MLBPARK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 ※[관련기사] KIA 안치홍 “함평아닌 무등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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