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리티스타트(QS)는 잊어라.
흔히 6이닝 3자책점을 선발의 커트라인이라 칭한다. 그러나 QS는 메이저리그의 에이전트들이 고객인 선발투수의 가치를 키워놓기 위해 설정한 의도가 짙다. QS(방어율 4.50)는 선발의 책임 면피 기준에 가깝다.
그러나 올 포스트시즌은 QS조차 씨가 말랐다. 폴 클래식의 백미인 에이스의 투수전은 언감생심이다. 이 와중에 한국시리즈 1차전은 김광현-랜들이 나란히 5이닝을 넘겼으나 그나마 좁아진 스트라이크존에 적응이 안 돼 투구수 증가로 조기 강판을 자초했다.
이어 2차전은 채병용-김선우가 모두 4이닝 만에 강판됐다. 김성근-김경문 양 감독은 박빙의 승부가 펼쳐지자 한 템포 빠른 계투책을 구사했다. 1차전은 이재우가 역투한 두산이, 2차전은 정우람-윤길현-이승호-정대현이 이어 던진 SK가 우위였다. 3차전 이후 더 약한 선발이 나올 형국인데다 1차전에서 110구를 던진 김광현은 스케줄 상 5차전에나 등판이 가능할 듯해 불펜 싸움은 가열될 전망이다. 감독의 교체 타이밍과 투구수 조절에 시리즈의 명운이 엇갈릴 전망이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