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키워드]‘실책’3루실책하루네개…두산악!소리

입력 2008-10-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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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박재홍보이지않는실책연발…양팀약속이나한듯에러공방전
야구규칙 10.13을 보면 실책에 대한 정의가 나온다. ‘타자의 타격시간을 연장시키거나, 아웃될 주자(타자주자 포함)를 살려주거나, 주자에게 1개 베이스 이상 진루를 허용한 미스플레이는 실책으로 기록한다’고 돼 있다. 미스플레이(misplay)는 ‘공을 잡다가 놓치는 것, 공을 떨어뜨리는 것, 악송구 등’이라고 부연설명 돼 있다. 실책이 야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메이저리그나 국내야구나 전광판을 보면 어디에서나 4개 항목(R, H, E, B)은 필수적으로 표시돼 있다. ‘R’은 득점(Run), ‘H’는 안타(Hit), ‘E’는 실책(Error), ‘B’는 4사구(Base on balls+Hit by pitch)를 일컫는다. 실책은 그만큼 승부에서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야구에서 실책은 크게 2가지로 구분된다. 공식기록원이 판단하는 기록되는 실책과 기록되지 않는 실책이 그것이다. 흔히 “큰경기에서는 실책이 승부를 가른다”는 말을 많이 한다. 페넌트레이스도 마찬가지지만 포스트시즌에서의 실책은 더욱 두드러져 보이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한국시리즈 2차전은 양팀이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실책공방을 벌였다. 그것도 승부의 물줄기를 뒤틀어놓는 중요한 포인트가 됐다. 이날 공식기록상으로는 두산이 4개, SK가 1개의 실책을 기록한 것으로 돼 있지만 기록되지 않는 실책도 상당수 나왔다. 공식실책을 놓고 보면 두산은 3루수가 4개의 실책을 모두 범했다. 우선 김동주가 3회말 선두타자 정근우와 4회말 선두타자 최정의 타구를 잡은 뒤 1루에 악송구하고 말았다. 김동주는 실책 2개를 기록하는 불안한 수비를 펼치면서 경기 도중 1루수로 바뀌었다. 그런데 이날 따라 두산의 3루가 ‘블랙홀’이었던지 김동주와 핫코너를 맞바꾼 오재원도 2개의 실책을 범했다. 김동주와 오재원이 다른 게 있다면 김동주가 송구 실책이었던데 반해 오재원은 포구실책이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결국 5회 오재원의 실책이 빌미가 돼 결승점(정근우)을 내줬으니 ‘실책으로 승부가 갈린다’는 말이 그대로 입증된 셈이다. SK는 공식적으로 4회초 채상병의 타구를 2루수 정근우가 놓친 실책이 유일했다. 그러나 4회 우익수 박재홍의 어설픈 수비 몇차례는 바로 ‘보이지 않는 실책’이었다. 이날 날씨가 추운 데다 선수들의 긴장도가 높아지면서 무더기 실책과 실수(주루플레이)들이 쏟아졌다. 문학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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