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국기자의취재파일]스타들해외로내쫓는‘FA악법’

입력 2008-11-04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한국시리즈가 종료됨에 따라 이제 프로야구는 프리에이전트(FA) 정국으로 돌입하는 느낌이다. 당장 5일 한국야구위원회(KBO)는 FA 자격을 취득한 선수와 FA 자격을 지속하고 있는 선수의 명단을 공시한다. 특히 올해는 FA 제도가 도입된 뒤 사상 최다인 무려 27명의 선수가 FA 자격을 얻거나 유지하고 있어 이적시장은 겨울 동안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호재가 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FA 시장이 좌판을 펼치기도 전에 얼어붙고 있는 느낌이다. FA 자격을 얻거나 지속하고 있는 선수들은 “현 규약대로라면 어떻게 FA를 신청할 수 있겠나”라며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일본진출을 모색하는 선수도 대거 발생했다. 프로야구 단장들은 올 초 야구규약 제17장 ‘자유계약선수제도(FA)’에 대해 논의했다. 99년 말 도입된 FA 제도에 관한 규약 중 ‘직전 시즌에 연봉에서 50%를 인상한 금액을 초과하는 액수로 계약을 체결한 수 없다’, ‘계약금은 지급하지 않는다’, ‘다년계약은 인정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지키자고 합의했다. 그러면서 제재조항으로 170조를 신설했다. ‘FA규약을 위반해 계약을 체결한 선수는 무효이며, 위반구단은 총재에 의해 5000만원의 제재금이 과해지며, 이 계약교섭에 참여한 구단 임직원과 해당선수에게는 각각 만 2년간 직무정지와 임의탈퇴선수 신분의 제재가 주어진다’는 것이다. FA 자격이 있는 한 선수는 “차라리 원 소속구단과 연봉협상을 해 50% 이상 올려받는 방법만 생각할 수밖에 없다. 원 소속구단에서 죽어도 뛰기 싫은 선수만 FA를 신청할 것이다. 어린선수들까지 앞으로 가능하면 일본진출을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장들은 “규약대로”를 강조하지만 현실과 동떨어진, 과거에 자신들조차 지키지 않았던 원칙론만 뒤늦게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다 직전 연봉의 최대 4.5배를 보상해야하는 현 규약은 FA선수의 자유로운 이적을 옭아매는 족쇄로 작용하고 있다. 야구는 급속하게 세계화를 표방하고 있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하며 한국야구도 발빠르게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하고 있다. 또한 프로야구는 중흥기를 맞고 있다. 제도와 법은 시대에 맞게, 세계화에 맞게 보편타당하게 개선돼야 한다. 다년계약을 인정하기 싫으면 FA 계약기간이 끝나는 선수는 곧바로 FA 자격을 얻게 해주는 게 마땅하다. 보상 기준도 재고할 때가 됐다. 선수들이 해외로 다 빠져나가면 프로야구도 없다. 야구는 발전하는데 단장들의 사고방식이 여전히 FA 제도가 처음 만들어진 10년 전에 묶여있어서는 곤란하다. 10년 앞을 내다보고 이제는 FA 제도를 손질할 때도 됐다. 악법 중의 악법으로 꼽히는 현 FA제도는 심각하게 재고해야한다. 구단과 선수와 팬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이재국 기자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