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맑은비운의타격왕김현수

입력 2008-11-0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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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3차전에 이어 5차전에서도 또다시 9회 병살타를 때려 ‘비운의 주인공’이 됐던 두산 김현수가 6일만에 환한 얼굴로 다시 돌아왔다. “그동안 너무 웃었어요. 한국시리즈에서도 잘 했다면 기고만장 했을 텐데…”라는 첫마디에서 아픔을 털어낸 그를 확인할 수 있었다. MVP 투표 전망을 어떻게 보느냐는 말에 “2-8 아니겠어요?”라고 말하면서도 얼굴엔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아마 부재자투표부터 표 차이가 많이 날 거에요”라고 그럴듯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던 그는 결국 자신이 27표를 얻어내자 환한 웃음 속에서 “무척 많이 나왔네요”라며 놀라워 했다. 개표 때 옆에 앉은 김광현에게 무슨 말을 했느냐는 질문에 “결선 투표 가지 않게 과반수 득표하라고 했어요. 두 번 창피 당하면 안 되잖아요”라며 또 한번 취재진의 웃음을 유도하기도 했다. “아쉽지는 않아요. 그렇다고 만족하지도 못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아요”라고 MVP 탈락 소감(?)을 밝힌 그는 “타율이 (올해보다) 떨어지더라도 내년엔 홈런을 더 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3할 타자보다 2할8푼을 치더라도 홈런 30개, 40개 치는 타자가 되고 싶어요”고 말하기도 했다. 5차전이 끝난 뒤 라커룸에 들어가 눈물을 펑펑 쏟은 사실이 알려지며 수많은 팬들의 코끝을 찡하게 했던 ‘스무살 청년’ 김현수. 그는 더 이상 ‘비운의 주인공’이 아니었다.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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