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원의도쿄통신]신이치,코한사망후장남과화해

입력 2008-11-09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하늘나라에 있는 고인도 과연 ‘OK’를 외쳤을까. 2년 가까이 이어져온 일본 불후의 명곡 ‘어머니(오후쿠로상) 소동’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어머니 소동’이란 일본의 대표적 엔카 가수 모리 신이치가 2006년 NHK-TV의 ‘홍백가합전’에서 1971년 발표된 ‘어머니’라는 곡을 불렀다가 작사가 가와우치 코한의 분노를 샀던 일을 일컫는다. 멋대로 가사의 일부를 바꿔 노래를 불렀다는 게 소동의 발단이었다. 작사가는 모리 신이치에 대해 더이상 ‘어머니’를 부르지 못하도록 법적 조치를 취했다. 이후 모리는 이 국민가요를 부르지 못했다. 물론 모리 신이치는 사과를 거듭하며 노래를 부르게 해달라고 탄원했지만 가와우치 코한은 노기를 풀지 못한 채 ‘어머니’를 계속 내놓지 않았다. 그 상태에서 가와우치 코한은 지난 4월 세상을 떠났다. 이 오랜 소동의 마침표는 고인의 장남이 ‘아버지의 노래 33곡을 원곡대로 부른다’는 각서를 받는 조건으로 모리 신이치와 화해의 악수를 나누면서 이뤄졌다. 모리 신이치와 고인의 장남은 지난 6일 기자회견을 열어 ‘어머니’의 부활을 화기애애하게 알렸다. 문제는 말 없는 고인도 이번 화해에 대해 “잘 했다”고 아들의 어깨를 다독거릴 것인가라는 점. 변호사인 고인의 장남은 “아버지도 타이밍을 놓쳤을 뿐 진작 이 같은 결말을 원했을 것”이라고 말하며 고인의 또 다른 히트곡인 ‘겟코카멘’의 한 소절을 인용해 원만한 마무리를 지었다. 그 곡의 가사에는 “미워하지 마라, 죽이지도 마라, 용서하라”는 구절이 있다. 이제 관심의 초점은 올해 ‘홍백가합전’에 모리 신이치가 출연해 족쇄를 벗어던진 ‘어머니’를 원래 가사에 충실해 얼마나 멋지게 열창하느냐로 이동하게 됐다. 도쿄 | 조재원 스포츠전문지 연예기자로 활동하다 일본 대중문화에 빠져 일본 유학에 나섰다. 우리와 가까우면서도 어떤 때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일본인들을 대중문화라는 프리즘을 통해 알아보고 싶다.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