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WC예선>허정무호,´통일된전술수행능력절실´

입력 2008-11-15 11:4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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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결과보다 아쉬웠던 것은 내용이었다. 하지만 이날 얻은 교훈을 바탕으로 사우디와의 일전을 준비해야 한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5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의 알 사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평가전에서 4-4-2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한 협력수비를 앞세워 카타르공격을 차단, 전반전을 1-0으로 앞선 채 마쳤다. 문제는 후반전에 드러났다. 허 감독은 교체선수 8명을 투입해 그간 살펴보지 못했던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는데 주력했다. 기대와는 달리, 서서히 균형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이는 후반전 내내 카타르에 경기의 주도권을 내주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가는 요인이 됐다. 이날 경기는 현재의 선수 기량과 전력을 점검하고, 오는 20일 리야드에서 치를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3차전 필승전략을 만들기 위한 워밍업전이었기 때문에 승패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더군다나 박지성(2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31, 도르트문트), 오범석(24, 사마라), 박주영(23, 모나코) 등 사우디전에서 대부분 선발로 나설 해외파 4인방도 빠진 경기였기 때문에 무게감 역시 덜했다. 그러나 빠른 스피드를 바탕으로 한 짧은 패스와 개인돌파를 통한 공격전개를 들고 나온 카타르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막아내지 못한 점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사우디의 공격패턴과 흡사한 카드를 들고 나온 카타르에 한국은 전반전에 2명의 수비진이 동시에 상대를 압박하는 방법으로 공격을 차단했다. 하지만 선수단 모두에게 약속되어 있었어야 할 수비전술은 후반 선수교체가 진행되며 서서히 실종되는 모습이었고, 이는 후반전 수세에 몰리는 결과로 드러났다. 지난 13일 사우디는 바레인과의 평가전에서 힘을 앞세운 수비에 전반 초반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가 선취골을 얻은 뒤부터 몰라보게 달라진 경기를 펼쳤다. 전통적으로 사우디는 상대에게 선취골을 내줄 경우 급격히 무너지는 양상을 보였지만, 반대로 득점을 얻은 이후에는 무서운 집중력을 보이는 팀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7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한국을 상대한 사우디는 0-1로 뒤지던 후반 중반 야세르 알 카타니(26, 알 힐랄)가 동점골을 성공시킨 직후 한국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인 바 있다. 사우디전의 관건은 초반 주도권을 잡고 이른 시간 내에 득점을 올리는 것이다. 하지만 이전에 상대의 전술을 효율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선수들의 완벽한 전술이해 및 약속된 플레이가 필요하다. 허정무 감독은 카타르전을 마친 뒤, "단지 우리의 현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치르는 평가전의 승패는 중요하지 않다. 현지 도착 이틀 만에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경기에 나설 수는 없는 법"이라고 전제하며 남은 기간 사우디전에 대비한 맞춤전술을 구상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의 말대로 카타르전 승패는 큰 의미를 갖지 않는다. 그러나 지난 1989년 이탈리아월드컵 최종예선전 승리 이후 19년 간 꺾지 못한 사우디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약속된 플레이를 확실히 이해하는 전술수행 능력이 더욱 요구된다. 【도하(카타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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