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3할못치면은퇴약속”vs이종범“난더뛰고싶다”

입력 2008-11-18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IA에게 ‘이종범 은퇴’는 ‘뜨거운 감자’다. KIA는 이미 지난해 이종범의 은퇴를 요구한 적이 있다. 2007년 이종범은 84게임에 출장, 타율 0.174에 1홈런 18타점이란 생애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시즌 중 2군행을 지시받기도 했다. 물론 작년 시즌 후 조범현 신임 감독과 면담에서 “명예 회복을 하고 싶다. 1년 더 뛰고 싶다”는 이종범의 뜻이 받아들여졌고, 각고의 노력 끝에 올 시즌 110게임에 출장해 타율 0.284에 1홈런 38타점을 마크했다. 그간의 과정에서 지난해 5억원을 받았던 이종범의 연봉은 올해 2억원으로 60% 나 삭감됐다. KIA 고위 관계자는 18일 “이제 현역에서 명예롭게 은퇴,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줬으면 하는 게 구단의 방침”이라면서 “이종범이 그동안 팀을 위해서 해온 역할이나 상징적인 이미지, 팬들의 아쉬움 등을 모르는 게 아니지만 이젠 결정을 해줘야할 때라는 게 구단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주니치에서 뛰면서 일본 야구를 이미 접했으니까 미국에서 코치 연수를 통해 선진 야구를 배운 뒤 지도자로서 더 큰 역할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코치 연수 기간 등에 대한 명확한 언급은 없었지만 ‘이종범의 존재 가치’를 알고 있는 이상, 그가 언젠가 KIA 구단을 위해 지도자로서 더 큰 몫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지난해보다 올해 이종범의 성적이 향상된 것은 사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지난해 이종범이 1년 계약을 하면서 ‘3할을 치지 못하면 은퇴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고 밝혀 단순히 올해 성적이 지난해보다 나아졌다는 사실이 ‘현역 연장’을 의미할 수 없음도 내비쳤다. 조범현 감독은 내년 시즌 외야수로 용병을 데려올 경우, “이종범의 활용도는 턱없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뜻을 일찌감치 밝혔고, 현재 이종범의 거취 문제는 구단 판단에 일임한 상태다. 이미 두산 안경현(38)과 롯데 염종석(35)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각 팀의 간판급 프랜차이즈 스타들이 옷을 벗을 위기에 처해있다. ‘현역 생활 연장’을 원하는 안경현은 두산이 자신을 방출해주길 원하고 있고, 이미 자유계약선수로 방출된 염종석은 향후 진로를 놓고 구단과 뭍밑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여기에 이종범이라는 걸출한 스타의 은퇴까지 불거지면서 각 팀 프랜차이즈 스타들에게는 예년과 달리 올해가 ‘유난히 추운 겨울’이 되고 있는 분위기다.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