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다이어리] YS,가을잔치대신가슴찡한‘결혼잔치’

입력 2008-11-2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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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의 ‘살림꾼’ 김영삼(26·사진)을 아시나요? 부동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이번 시즌 울산의 K리그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운 바로 그 선수. 올해에만 컵 대회와 정규시즌을 포함, 모두 34경기에 출전했지요. 비록 득점과는 거리가 멀었고, 도움만 딱 한 개 기록했을 뿐이지만 김정남 울산 감독은 늘 “(김)영삼이만 있으면 우리 팀 측면은 안정된다니까”라고 입버릇처럼 말하곤 한답니다. 그만큼 코칭스태프에게 철저한 신뢰와 믿음을 심어주는 선수란 의미이기도 하죠. 하지만 불행히도 그는 올해 ‘가을 잔치’에 참석할 수 없게 됐답니다. 5일 대구 FC와 FA컵 8강전에서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죠. ‘좌측 족관절 제5중족골 피로골절’이 그가 당한 부상 명칭입니다. 이름이 좀 길기는 하죠. 11일 서울 을지병원에서 이경태 박사의 집도로 뼈에 핀을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는데 일단 성공적으로 끝났다네요. 그랬던 김영삼이 수술 열흘 만인 21일 울산 구단을 처음으로 방문했습니다. 왜냐고요? 청첩장을 돌리기 위해서죠. 다음달 21일 예비 신부 이가은씨와 결혼식을 올리거든요. 깁스를 하고 목발을 짚고 왔는데, 구단 식구들은 한결같이 가슴이 아팠답니다. 누구보다 김영삼이 올해 플레이오프 출전을 꿈꿔왔기 때문이죠. 2005년 우승 주역이기도 했지만 당시에는 16경기에 나섰을 뿐이고, 아직 신인이었기 때문에 기쁨을 느낄 틈도 없었다네요. 그런 그가 필드 아닌 스탠드에 앉아 동료들의 플레이를 지켜봐야 하다니, 그 심정을 누가 이해할까요. 게다가 내년까지 뛰고 군 입대를 생각하고 있으니 말이죠. 늘 선수단과 함께 하는 조병준 주무는 “영삼이의 표정이 말이 아니었다. 벌건 눈가를 보니 정말 속상했다”고 안타까워했죠. 임종헌 코치도 “경기 뛰지 못하는 것도 서러울텐데, 결혼식에도 목발을 짚고 들어갈 것 같다”고 말했어요. 팀 분위기를 이끌었고, 흐름을 주도해 놓고도 정작 잔치에는 초대받을 수 없는 김영삼이 모쪼록 이번 안타까움을 훌훌 털어버리고 내년 시즌에 힘차게 도약하길 기원합니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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