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외야→1루…이성열‘변해야산다’

입력 2008-11-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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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출신 외야수 이성열(24·두산)이 포지션을 또 바꾼다. 이번엔 내야수, 그 중에서도 1루수다. 이성열은 최근 1루 수비 훈련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치열한 주전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두산은 우익수 자원이 차고도 넘친다. 강한 어깨를 자랑하는 임재철이 공익근무요원 소집 해제로 복귀했고, 발 빠른 민병헌도 손가락 부상이 완치됐다. 거포형인 유재웅에 베테랑 전상열까지 포함하면 그야말로 ‘격전지’. 결국 이성열과 두산 코칭스태프는 마무리 훈련 개시 1주 만에 1루수 전업에 합의했다. 이성열에게는 프로 입단 후 벌써 세 번째 포지션이다. 2002년 LG에 입단할 당시만 해도 그의 포지션은 포수였다. 힘이 좋고 발이 빨라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지만 수비 능력이 떨어지고 경기를 읽는 눈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늘 따라다녔다. 주전 포수 조인성에 밀려 출장 기회도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알음알음 외야 수비 훈련을 병행하던 이성열은 결국 지난 시즌에 앞서 포수 마스크를 완전히 벗었다. 그러나 외야수로도 두각은 나타내지 못했다. 결국 시즌 중반 투수 이재영과 트레이드 돼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장타력을 눈여겨 본 김경문 감독이 한 달 간 주전 우익수로 꾸준히 기용했지만 별다른 성과도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성적은 84경기에서 타율 0.217에 홈런 1개, 29타점이 전부. 결국 한국시리즈에서는 유재웅에 밀려 엔트리에서 빠졌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이성열의 ‘한 방’을 늘 아까워했다. 김 감독은 “장타력이 있는 친구인데 외야 백업으로만 썩히기엔 아깝다고 생각했다”면서 “직접 지켜보니 스스로에게도 1루가 더 적성에 맞는 것 같다”고 했다. 물론 아직은 미숙하기 짝이 없다. 펑고를 받으면 세 개 중 한 개는 뒤로 빠뜨리기 일쑤다. 김광수 수석코치도 “시작한지 얼마 안 돼서 갈 길이 멀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성열도 그 점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아직은 무척 힘들다. 외야나 1루나 힘든 건 마찬가지인 것 같다”면서 “방망이만 치는 것보다 수비도 병행하는 게 나에게도 도움이 된다. 최선을 다해 좋은 선수가 되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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