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발이’염기훈이번엔‘머리’

입력 2008-11-27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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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이 좋은데요. 꼭 이길 것 같아요. 골은 당연한 거 아니에요?” 울산의 측면 공격수 염기훈(25)은 ‘친정팀’ 전북과의 준플레이오프 경기를 앞두고 팀 승리와 함께 짜릿한 득점포를 예고했다. 그리고 임종헌 코치도 “(염)기훈이가 큰 사건을 일으킬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결국 그의 간절한 바람대로 염기훈은 전반 40분 헤딩 결승골을 뽑아 울산 승리의 일등 공신이 됐다. 덤으로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 티켓까지 따냈으니 기쁨은 두 배가 됐다. 이날 이진호, 이상호와 함께 울산 공격 라인을 책임진 염기훈은 초반부터 과감하고 빠른 돌파를 선보이며 신광훈-알렉스-강민수-최철순이 책임진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막강한 측면 돌파의 위용을 내세워 6강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쥔 뒤 성남마저 꺾고 올라온 전북이지만 염기훈의 활약에 시너지 효과를 얻은 울산 진영을 쉽게 파고들기 어려웠다. 염기훈의 진가가 발휘된 것은 전반 40분. 공수에서 폭넓은 움직임으로 기회를 엿보던 그는 박동혁이 중원 오른쪽에서 길게 내찬 프리킥을 문전 앞에 있던 이진호가 헤딩으로 띄우자 2차 헤딩으로 전북 골네트를 갈랐다. 상대 골키퍼 권순태가 전진했지만 이미 공은 키를 넘어간 뒤였다. 이후 염기훈은 후반 40분 루이지뉴와 교체될 때까지 85분을 소화하며 제 몫을 다했다. 사실 이번 승부는 염기훈에게 각별했다. 전북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2006년 전북 유니폼을 입고 31경기에 출전, 7골-5도움을 기록해 신인왕에 등극한 그는 AFC 챔스를 정복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작년 7월 정경호와 트레이드 된 염기훈은 울산에서 대표팀 차출과 부상으로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이진 못했다. 4월20일 수원전에서 왼 발등 부상을 입은 뒤 이어진 5개월 간의 결장. 부상 전인 3월29일 전북전에서 골을 넣어 2-1 승리를 이끌기도 한 염기훈은 9월20일 성남전을 통해 복귀할 수 있었다. 이번 경기 전까지 17경기 출전, 3골-1도움이 그의 올 시즌 기록이었다. 염기훈은 “친정팀을 상대로 골을 넣어 기쁘다”는 소감과 함께 “우리가 상승세에 있기 때문에 서울전도 꼭 이길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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