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家’ 더비매치로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K리그 준 플레이오프 경기를 앞두고 울산과 전북은 ‘세트피스’라는 같은 비책을 준비했다. 김정남 울산 감독과 최강희 전북 감독은 운명의 일전을 앞두고, “공격에 사활을 걸겠다”고 입을 모았다.
어차피 한 번 싸워 끝나는 단판 대결인 만큼 승부차기까지도 염두에 두겠지만 FC 서울과 플레이오프까지 사흘 밖에 여유가 없는 탓에 체력적 부담을 막기 위해 정규시간 90분 내 승패를 결정짓겠다는 의미이자 두터운 미드필드로 인한 중원 싸움이 치열해 ‘볼이 정지된 상황’을 노리겠다는 복안이었다.
임종헌 울산 코치는 “세트피스가 부담이 덜하다”며 “다양한 루트와 각도에서 세트피스 연습을 많이 했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최강희 감독도 “전담 프리키커 김형범이 부상으로 빠졌지만 그나마 쉽게 골을 넣을 수 있는 작전은 세트피스”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정작 이날 경기 전까지 4차례 격돌했던 양 팀의 득점 현황을 살펴보면 세트피스 상황이 거의 없었다. 프리킥이나 코너킥에서 비롯된 것은 꼭 2번으로 모두 8월24일 전주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정규시즌 대결(울산 2-1 승)에서 나왔다. 당시 후반 3분 전북 조재진이 프리킥한 볼을 김형범이 받아넣은 선제골과 후반 16분 울산 미드필더 현영민의 코너킥에 이은 알미르의 헤딩 동점골이 전부였다. 물론, 볼이 정지된 상태에서 골이 터진 경우는 페널티킥 3득점을 포함해 4차례 있었다.
하지만 골이 잘 터지지 않았다고 해서, 평균적으로 많은 득점 분포를 보이는 비책을 포기할 수 없는 법. 울산과 전북 벤치는 위험 지역에서 한 템포 빠른 볼 처리를 주문했고, 공격 때는 어떻게든 상대 파울을 유도하려 애를 썼다. 당연히 과감한 공격과 팽팽한 공방전이 펼쳐져 보는 이들을 즐겁게 했다. 실제로 전반 40분 터진 염기훈의 득점도 박동혁의 프리킥에서 비롯됐으니, 울산 입장에선 나름 작전이 성공한 셈이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