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기훈,친정에비수!…울산,전북잡고PO행

입력 2008-11-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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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K리그 준플레이오프가 어느 해 보다 중요한 이유는 2009 시즌부터 확대 개편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이 걸렸기 때문이다. 한국은 일본, 중국,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4개 팀의 참가가 확정된 가운데 올 시즌 정규리그 1,2위를 차지한 수원과 서울이 이미 2장의 티켓을 확보했다. 나머지 2장은 준PO의 승자, 즉 3위 팀과 축구협회(FA)컵 우승팀에 주어진다. 그래서 이날 현대가(家) 집안싸움인 울산 현대-전북 현대의 준PO 단판 승부는 치열할 수밖에 없었다. 경기 전부터 양 팀은 필승을 다짐했지만, 결국 승리의 여신은 김정남 감독이 이끄는 울산의 손을 들어줬다. 울산은 26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08 K리그 준PO에서 전반 40분 염기훈의 헤딩 결승골로 끈질기게 따라붙은 전북을 1-0으로 물리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지난 해 7월 전북을 떠나 울산에 둥지를 튼 염기훈이 친정팀을 울리는 천금같은 헤딩골을 뽑아낸 것이다. 울산은 30일 오후 2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정규리그 2위 FC서울과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놓고 단판 승부를 벌인다. 이날 울산 선발 라인업의 특징은 용병들을 모두 뺐다는 점. 김정남 감독은 국내파들의 컨디션이 훨씬 낫다고 판단, 알미르와 루이지뉴 대신 부상에서 회복한 현영민과 이상호를 투입했다. 3-4-3 시스템의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조직력으로 승부를 걸었다. 팀의 주축 멤버인 김형범이 부상으로 빠진 전북은 조재진을 원 톱에 놓고 바로 아래 빠른 스피드를 자랑하는 최태욱을 섀도우 스트라이커로 배치, 4-4-1-1의 좀 더 공격적인 전술로 맞불을 놓았다. 초반 주도권은 전북이 쥐는 듯 했다. 8분경 최태욱의 자로 잰 듯한 왼쪽 크로스를 정경호가 아쉽게 놓쳤고, 4분 뒤에는 루이스-최태욱으로 이어진 골이나 다름없는 패스를 조재진이 놓쳤다. 울산은 프리킥 찬스를 잇따라 얻어내면서 기회를 노렸다. 24분 염기훈의 왼발 프리킥이 골대를 빗나갔고, 이어 현영민의 프리킥도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36분경에는 박병규의 크로스를 이상호가 오른발로 갖다댔지만 골대를 맞고 나오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울산은 40분 또다시 얻은 프리킥 찬스를 이번에는 놓치지 않았다. 하프라인 부근에서 박동혁이 길게 올린 볼을 이진호가 절묘하게 백 헤딩으로 연결했고, 골에어리어 한가운데서 염기훈이 헤딩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전북 수비수들이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진 틈을 놓치지 않은 완벽한 골이었다. 울산은 곧바로 추가골 찬스도 얻었다. 전반 종료 직전 현영민이 프리킥을 차는 순간 문전에서 몸싸움을 벌이던 전북 강민수가 박동혁을 잡아당겼다는 이유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박동혁이 찬 볼은 골키퍼 권순태의 왼발에 걸려 추가골에 실패했다. 후반 홍진섭을 빼고 다이치를 투입하며 반격에 나선 전북은 5분경 임유환의 오른발 슛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며 불길한 예감을 들게 했고, 후반 막판 계속된 찬스에서도 울산의 탄탄한 수비벽을 뚫지 못했다. 울산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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