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인파란전사들교황처럼뽑는다

입력 2008-11-3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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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처럼 뽑는다. 김인식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감독이 1일 발표 예정인 45인 예비 엔트리를 코치진 6인과의 협의를 통해 압축할 방침이다. 김 감독은 앞서 지난달 25일 코치진 조각을 확정 발표하기에 앞서 “다음번에 모일 때 각자가 생각하는 45인 대표 선수를 생각해 오라”는 ‘숙제’를 내줬다. 그 배경에 대해 김 감독은 “내 의중에 있고, 코치들도 공통적으로 적어낸 선수라면 최우선적으로 뽑겠다”고 밝혔다. 이런 선수 선발 방식은 바티칸 교황 선출 방식인 ‘콘클라베’를 연상케 한다. 추기경이 교황을 뽑을 때 원칙적으로 만장일치가 될 때까지 투표가 거듭되는 방식을 일컫는데 WBC 코칭스태프 역시 만장일치로 겹치는 선수를 가장 먼저 대표팀에 승선시키고, 나머지는 1일 발표 직전 열리는 토의를 거쳐 만장일치 의견 접근을 시도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참모의 의견을 존중하는 선수 선출은 융화를 중시하는 김인식 리더십에 걸맞은 결정 과정이다. 김 감독은 “감독이라고 항상 옳을 순 없다”란 짧지만 분명한 이유를 말했다. 2006년 제1회 WBC 때에도 김 감독은 투수 부문의 상당 권한을 선동열 코치에게 일임, 전승 4강을 이뤄냈다. 특히 45인 엔트리가 중요한 점은 여기 포함된 멤버만이 내년 2월 22일로 예정된 최종 엔트리(28인)에 들어갈 수 있어서다. 여기서 17명을 제외할 수 있을 뿐, 45인 이외 뉴 페이스의 추가 발탁은 불가능하다. 일단 대표팀은 국내-해외파 구분이나 팀 당 안배에 구애받지 않고 오직 실력에 근거해 45인을 추릴 각오다. 단 이승엽은 개인사정을 고려해 제외시킬 방침이다. 대신 박찬호는 엔트리에 넣을 전망이다. 한편 김 감독은 1일 45인 엔트리 발표 뒤 2일부터 2주간에 걸쳐 치아 치료를 받을 예정이다. 한국야구를 위해 치과에 갈 여유조차 헌납한 백전노장에게 간택 받은 선수들이 군말 없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지가 이제부터의 과제다. 이는 곧 KBO의 행정력과도 직결된다. 김영준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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