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직격인터뷰(2)]“‘굴욕CF’의내용은내아이디어”

입력 2008-11-30 02: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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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태지의 굴욕’은 서태지의 아이디어 -서태지의 굴욕 CF도 참 화제였다. “내가 원했던 컨셉트대로 잘 나왔다. 그간 나는 CF에서 늘 우상 컨셉트였다. 항상 똑같으니까 이번엔 다른 것으로 찍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마침 KTF에서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면 어떻겠느냐고 해서 나도 적극적인 반응을 보였다.” -CF 내용은 본인의 아이디어인가. “대부분 그렇다. 역 앞의 벤치, 오토바이를 타고 등장하는 것, 내 음악소리, 시골 소녀, 이런 장면은 내가 제시했다. 제작진은 (상대역을)대학생으로 하자고 했는데, 내가 리얼리티 살리려고 초등학생을 하자고 했다. 그런데 휴대폰 CF는 ‘14세 이상 제한’이 있어서 14세 연기자 리스트를 살펴보다 심은경을 발견했다. 심은경은 지난 ETPFEST에서 알고 있었다.” -CF에서처럼 세대차이 느껴본 적 있나. 음악적인 갭 같은 것. “있다. 간혹 인터넷을 보면 ‘서태지가 누구에요’라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장난일지 모르지만, 그런 글 올라오는 것 보면 그래도 초·중학생은 날 모른다는 것이다. 지금 어린 친구들은 나를 모를 수 있겠다 생각했고, 그래서 그런 설정이 CF에서 가능했다.” -CF나가고 지인들의 반응은 어땠나. “‘재미있다’ ‘되게 웃긴다’라고 말하더라. 그런데 지인이라면 내가 그렇게 하는 걸 전혀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일부 팬들은 ‘서태지가 왜 저러냐’ 반응도 있을 텐데.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난 태생이 그렇다. 록을 하다가 댄스를 했다. 난 어떤 틀에 갇혀있는걸 매우 싫어한다. 변화하는 걸 좋아한다.” -‘무릎팍도사’에서 그렇게 나와 달라고 애원하는데. “(웃음을 보이며)아직 나갈 생각이 없다.” ● “8집 활동, 기대이상 결과에 만족” -8집 활동을 자평한다면, 만족하나. “솔직히 기대이상이다. 팬들도 그럴지 모르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결과가 나왔다. 8집 컨셉트는 ‘낚시’라고 농담 삼아 말했는데, 팬들도 그걸(낚시인 줄) 알면서도 잘 즐겨주더라. 이번 프로모션 방식과 음악이랑 잘 어울리는 것 같고, 그래서 많은 활동을 하는 것 같다. 벌써 음반 1장 이상의 활동량을 보인 것 같다. 생각보다 첫 싱글 활동이 길어졌다. 쫄핑크 댄스 때문에 길어졌는데, 방송하면 재미겠다 싶어서 한 달 가량 (활동이)길어졌다.” -이번에 활동하면서 인간관계의 폭은 좀 넓혔나. “아니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함께 자동차여행을 했던 이준기와는 친하게 지내나. “따로 만나지는 않았다. 다음에 공연을 하거나 하면 초대할 생각이다.” -한번 만나보고 싶은 후배는 있나. “음악이 좋으면, 또 내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이런 음악 어떻게 만들었지’ 궁금해지는 후배는 만나보고 싶다.” -20~30년 후 ‘저 선배처럼’하는, 닮고 싶은 있나. “일단 조용필 선배님처럼 되면 좋겠고, 신중현 선배님처럼 되면 좋겠다.” -과거 부모님을 자주 뵙지 못하는 게 미안하다고 했는데. “지금도 활동할 때는 거의 못 뵌다. 가끔 인사하는 정도 밖에 시간이 안 된다. 활동 끝나면 본다.” -그러니까 어서 장가를 가야하는 게 아닌가. “주변에서 소개팅을 안 시켜준다. (해달라고)말을 해도 겁먹고 안 해준다. 팬들에게 테러 당할까봐 그런가? 언젠가 인연이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차트 1위는 늘 서태지였는데, 가끔 다른 이름이 서태지 이름 위에 있는 때가 있다. “나를 모르는 어린 팬들한테 ‘이런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 ‘어린 나이에 이런 음악을 듣고 음악적으로 해박해지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 그렇다고 뭔가 특별히 그들을 위해 시도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번 음반활동으로) 신생 팬들의 유입이 많아서 좋다. (KFT 쇼)CF는 10대팬(공략)을 의도한 건 아니다.” -팬들이 최근 저작권 문제로 투쟁을 벌이고 있는데. “(저작권협회는)투명성이 없다. 이번 소송하면서 알게 됐는데, 계약을 할 때 모순이 많고 고쳐야 할 것 많더라. 협회를 탈퇴한 것도 (권리를 지켜주기는커녕)우리 것을 오히려 더 못 지켜 준다. 국회 토론은, 많은 사람들이 (문제의 심각성)알 수 있도록 공론화 시키고 싶었다. 일단, 팬들의 움직임 좋은 현상이라 생각한다. 지금은 방송사와 직접 저작권 계약을 맺었다. 우리가 어찌 보면 최초의 (저작권료를 직접 징수하는)독립단체다.” -서태지와 함께 전사가 돼가는 팬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 “뿌듯하다고 해야 할까. 나이 어린 팬들도 함께 하는 걸 보면서 미래는 밝다고 생각한다. 나도 어릴 적부터 부당한 것을 보면 못 참았다. 아직도 나의 어린 팬들이 싸우고 있다는 것은 계속 좋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스포츠동아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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