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vs서울토크배틀2R…본지기자실전같은설전

입력 2008-12-05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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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 트로피의 주인을 가릴 수원과 서울의 2008 K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이 7일 오후 2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다. 결전을 앞두고 양 팀 모두 승리를 자신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 담당 최용석 기자와 수원 담당 윤태석 기자가 자존심을 건 ‘토크 배틀’ 2라운드를 가졌다. 최용석(이하 최): 여기저기서 토크 배틀에 대한 반응이 뜨겁던데? 벌써 마지막이라니 좀 아쉽기도 하네. 윤태석(이하 윤): 수원 관계자들이 선배의 공격 수위가 너무 높다고 하던데요. 이번에는 좀 살살 하시죠. 최: 이 정도 가지고 뭘. 시작해 볼까. ○ 우승 주인공은 윤: 두말할 것도 없이 수원이죠. 1차전에서 다 잡았던 경기를 놓친 서울 선수들은 얼마나 원통할까. 반면, 수원 선수들은 다들 자신감에 가득 차 있어요. 최: 두 번 실수는 없다. 그런 말도 모르나? 서울이 1차전에서 3차례 결정적인 기회를 날렸지만 2차전에서는 그런 일이 없을 걸. 윤: 데얀은 정말 실망이던데요. 1차전에서 교체될 때 물병을 발로 걷어차던데…. 올 시즌 중반에도 한 번 비슷한 장면을 본 적이 있거든요. 선수가 그런 행동을 하면 감독이 뭐가 되겠어요. 팀 분위기 엉망 아니에요? 최: 스스로 부진에 대한 실망을 표시한 것뿐이야.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던데? 오히려 1차전 무승부가 선수들의 결속력을 더 높여주는 계기가 됐다고. 무조건 서울이 우승이야. ○ 포메이션 윤: 수원은 경기 상황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포메이션을 바꿀 수 있죠. 1차전에서도 3-5-2에서 4-4-2, 4-3-3으로 변화를 줘가며 결국 동점골을 성공시켰잖아요. 최: 경기가 안 풀리니까 자꾸 포메이션을 바꾸는 거지. 잘 됐는데 굳이 바꿀 필요가 있을까? 비겁한 변명은 그만. 윤: 축구라는 게 수시로 경기 흐름이 바뀌고,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승부의 추가 기울게 마련이잖아요. 서울 선수들은 이런 순간적인 변화에 대처할 만한 능력이 없는 거 아닐까요? 최: 서울은 4-4-2에서 최상의 공격력을 발휘하거든. 귀네슈 감독과 선수들 역시 이 포메이션을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있고. 1차전에서 전술변화를 준 후 실점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그대로 4-4-2를 유지할거야. ○ 킬러들의 골 윤: 수원은 서동현이 부상에서 돌아왔고 다른 선수들도 1차전을 통해 경기 감각을 되찾았으니 골 넣을 일만 남았어요. 최: 서울은 이청용의 발끝에 기대를 걸고 있어. 1차전에서 잘 못 하고도 평가가 나쁘지 않았지. 이청용이 확실하게 살아나면 수원은 또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겠지. 윤: 이청용이 잘 하면 뭐해요. 공격수들이 좋은 찬스를 다 날려버리는데. 경기를 보는 제가 낯이 뜨겁더라고요. 4골 넣은 울산과의 PO에서 서울의 운은 끝난 거 아닌가요? 최: 스트라이커라고 매 경기 골 넣나? 지난번에 숨을 골랐으니 일요일에 동시다발로 터질 거야. 윤: 서울이 올 시즌 수원 상대로 1골 이상 넣은 적이 한 번 이라도 있나요? 수원은 서울 상대로 2골 이상 넣은 게 2번이나 돼요. ○ 징크스 최: 수원이 서울 상대로 골 넣은 장소는 둘 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이었잖아. 정작 안방에서는 힘을 못 쓰던데? 모든 언론에서 이를 대서특필하고 있어. 윤: 징크스는 깨지라고 있는 거죠. 대표팀도 얼마 전 사우디에서 19년 무승 징크스를 멋지게 박살내고 돌아왔잖아요. 이번에는 수원 차례에요. 최: 징크스 탈출이 쉬우면 한국이 19년 동안 못 이겼겠나. 이번에도 서울이 빅 버드에서 승리해 우승의 축배를 들 것 같은데. 윤: 저도 한 말씀드릴까요. 어째 귀네슈 감독은 교체만 했다하면 골을 먹어요. 서울 선수들 체력이 많이 소모돼 걱정이라던데 그럼 이번에는 11명으로 끝까지 버티려나? 최: 이번에는 공격수만 교체하겠지. 서울 수비가 생각보다 든든하거든. 교체 없이도 잘 할 거야. 선수들이 똘똘 뭉쳐 있다고. ○ 승부차기 윤: 만일 승부차기까지 가면 수원이 절대 유리하죠. 왜 그런 지는 말 안 해도 잘 아실 거고. 최: 김호준을 무시하지 마. 대표팀 김현태 코치가 김호준을 직접 가르친 적이 있다면서 하는 말이 밸런스, 순발력 모두가 정상급이라더군. 거기에 큰 경기에도 주눅 들지 않는 강심장이고. 승부차기도 문제없어. 윤: 이운재가 올 시즌 승부차기에서 51번 중 24번이나 막은 거 잘 아시죠? 10년 이상 K리그에서 뛰었는데 웬만한 선수들의 성향은 이미 다 파악하고 있지 않겠어요? 서울 선수들은 승부차기 들어가면 골문이 아마 무지 좁아 보일 걸요. 최: 그건 이운재가 요즘 체중이 늘어나 그런 거 아냐? 순발력도 떨어졌겠지. 윤: 최근 K리그나 대표팀 경기 안 보셨어요? 타고난 순발력에 노련함까지 더해져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어요. 후배들보다 러닝이나 웨이트도 더 열심이래요. 이런 노력이 있었기에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최고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는 거죠. 최: 서울에는 킥을 잘 차는 선수들이 많아. 천하의 이운재도 어쩔 수 없을 걸. 윤: 서울은 올 시즌 승부차기 경험도 한 번 없지 않나? 아, 컵 대회에서 예선 탈락하는 바람에 승부차기할 기회도 없었구나. 수원은 포항과의 컵 대회 4강에서 승부차기로 승리한 경험이 있어요. 그 자신감은 어디 가서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거죠. 최: 그나저나 1차전은 비기는 바람에 우리 둘 다 돈을 못 땄는데 이번에는 액수를 2배로 올려볼까. 윤: 저야 언제든지 콜이죠. 일요일에 지갑에 두둑하게 돈 넣어서 경기장 오세요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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