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피겨GP파이널대회들러리전락‘씁쓸’

입력 2008-12-15 15:4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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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부터 닷새간의 일정으로 경기 고양시 고양어울림누리 얼음마루에서 열린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가 마무리된 가운데 정작 대회를 유치한 고양시는 들러리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5일 시에 따르면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올 상반기 피겨 GP파이널 대회를 치르기 위해 아이스링크를 보유한 전국 지자체에 유치 의향서를 보냈다. 이에 시는 지난 2월 ISU 4대륙 피겨스케이팅 선수권대회를 치른 경험을 앞세워 유치 경쟁에 뛰어들었고 대회운영 경비로 시 예산 5억원과 경기도 지원 5억원 등 10억원을 주최측인 국제빙상연맹에 내고 대회를 유치했다. 대회 경비로 지출된 10억원은 선수단과 심판, 임원들의 숙박비와 항공료 등의 체재비, 인건비, 운영비 등이 포함된 액수다. 이에 따라 시는 대회가 치러질 빙상장과 연습 체육관, 프레스센터 등 대회 관련 시설을 무상으로 지원했고 별다른 사고없이 대회 일정을 마쳤다. 하지만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대회경비를 지원한 시가 중계 방송사나 연맹측의 배만 불려줬을 뿐 시민들을 위한 실익을 얻지 못해 들러리만 서고 ´혈세´만 낭비했다"는 따가운 눈총이 이어지고 있다. 일산동구 주엽동에 사는 주민 최모씨(48)는 "시가 저소득층 지원 등 당장 급한 사업은 뒤로 한 채 생색내기용 사업에는 예산을 펑펑 쓰고 있다"며 "이같은 각종 지원금은 결국 시 재정자립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 고위 관계자도 "막상 대회는 유치했지만 빙상연맹이 모든 권한과 대회 운영을 독점한 탓에 경기장 내 진행상황을 전혀 알 수없었고 문제가 발생해도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없어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 브랜드를 높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 대회가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는 상황에서 개인의 업적을 홍보하는 수단에 불과했다"며 "앞으로는 재원확보 방안을 다각적으로 마련해 대회경비 전부를 시민들의 세금으로 충당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일단 대회를 무사히 치러냈다는 자긍심과 함께 방송을 통해 고양시를 알렸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눈앞의 이익에 급급하지 않고 거시적인 관점에서 볼 때 보이지 않는 소득이 더 컸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고양=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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