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스승’양문의위원,“허재야,잘할수있다”

입력 2008-12-16 08: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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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출신 하승진의 입단´, ´위력적인 장신군단 라인업 구축´ 시즌 개막 전만해도 전주 KCC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평가받으며 남자프로농구 2008~2009시즌 돌풍의 주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15일 현재, KCC는 4연패와 함께 9승10패로 6위에 턱걸이 중이다. 이로 인해 허재 감독(43)은 최근 ´선수 장악력과 지도력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유로 언론과 팬들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그동안 물러서고 후퇴할지 모르던 허재 감독이 농구인생에서 가장 힘겨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셈. 이 모습을 바라본 ´농구 대통령´의 스승, 양문의 KBL 경기분석위원은 허재 감독에게 충고와 조언을 함께 전했다. 양문의 위원은 허재 감독이 용산중·고에 재학할 당시 6년 동안 그를 지도했던 스승이다. 양 위원은 애제자 허재 감독에 대해 "잘 할 것"이라는 짧은 말로 입을 열었다. 허재 감독은 지난 2005년 KCC의 사령탑에 올라 스타 출신의 사령탑 탄생을 알렸다. 하지만 선수로 활약할 당시와 비교해 현재의 허재 감독을 보면 초라하기 짝이 없는 성적과 경력을 쌓아가고 있다. 이에 대해 양 위원은 "허재의 승부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는 것을 죽기보다 싫어하는 성격"이라며 "지금 누구보다 힘들 것이다"고 말했다. 일례로 허재 감독은 학창시절에도 경기에서 지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을 정도라고 한다. 뛰어난 기량만큼이나 승부욕 역시 타고난 승부사였던 것이다. 양 위원은 "개인적으로 허재가 KCC 모든 선수들의 속마음을 읽었으면 한다. 그래야 선수들 역시 감독의 진짜 마음을 읽을 수 있다"고 밝혔다. 감독과 선수들 간의 의사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양 위원의 지도철학이 담긴 말이었다. 허재 감독은 특유의 강한 승부욕으로 인해 자신의 생각대로 플레이가 진행되지 않을 경우, 코트에서 쉽게 흥분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스타 출신 감독의 이런 모습에 선수들 역시 쉽게 주눅이 들었다. 양 위원은 "승부욕이 강하기 때문"이라면서도 "선수로서 발휘하는 승부욕과 감독이 발휘할 승부욕은 전혀 다른 것"이라고 말했다. 오랜 지도자의 경험에서 나온 대답으로 ´감독은 사소한 것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전체를 봐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었다. 또 양 위원은 KBL에 몸을 담고 있는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특정팀의 사령탑인 허재 감독의 팀 운영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양 위원은 "연패를 당했으면 왜 연패를 당했는지 알아야 한다"며 "밤을 새서라도 패한 경기들의 비디오를 통해 원인을 찾을 때까지 계속 돌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프로는 연패를 해선 안 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양 위원은 소위, ´용산농구의 대부´로 불리며 한국 농구에서 한 획을 그은 많은 지도자와 선수들을 길러낸 뛰어난 지도자이다. 그중에서도 허재 감독은 공교롭게 양 위원이 용산중 코치에서 용산고 코치로 승진하던 당시와 맞물려 6년이라는 시간을 함께 보낸 사이다. 누구보다 애정이 가는 제자인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끼는 제자 허재 감독과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스승 양문의 위원은 그렇게 약 30년 가량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 양문의 의원은 "결국 잘 해 낼 것이다. 나는 허재를 믿는다"는 말로 다시 한 번 제자에게 힘을 실어줬다. 애제자 허재에 대한 양 위원의 애정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위기에 처한 ´농구 대통령´ 허재, 의외로 해답은 쉬운 곳에 있는지도 모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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