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대잔치 시절 연세대를 최강으로 이끌었던 최희암 감독과 서장훈이 다시 만났다. 서장훈(34)은 19일 인천 전자랜드와 전주 KCC의 2-3 트레이드를 통해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게 됐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하승진(23)의 KCC 입단으로 윈-윈 효과가 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출장시간을 잃었던 서장훈은 허재 감독(43)과 마찰을 빚었고, 결국 시즌 중 트레이드라는 최악의 방법으로 자신의 길을 찾게 된 것이다. 하지만 ´고진감래(苦盡甘來)´라는 말처럼 서장훈은 트레이드를 통해 과거의 영광을 다시 한 번 재연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서장훈이 전자랜드로 팀을 옮기면서 연세대를 한국농구의 최고의 팀으로 이끌었던 최희암 감독(53)과 대학 졸업 후 10년 만에 재회하게 된 것이다. 1993년 연세대에 입학한 서장훈은 최희암 감독과 함께 이상민(36), 문경은(37), 우지원(35) 등 당대 최고의 구성원 조합으로 ´연세대 전성시대´를 이끌었던 중심 인물이다. 특히, 서장훈은 새내기였던 1993~1994시즌 삼성전자와 현대전자, 상무 등에서 뛰던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연세대를 대학팀 첫 농구대잔치 우승으로 이끌었고 줄곧 한국 농구의 대들보로 자리했다. 서장훈은 그 동안 몸담았던 연세대와 SK, 삼성을 연이어 한국농구의 정상에 올려 놓으며 ´국보급 센터´라는 별명에 걸맞은 활약을 펼쳤다. 지난 시즌 KCC에 합류해서는 팀을 4강까지 올려놓으면서 자신의 이름값을 톡톡히 해냈다. 하승진의 입단으로 KBL 최고 높이의 팀으로 거듭나는 듯 했던 KCC는 결국 두 거인의 포지션 중복을 이겨내지 못하고 서장훈의 트레이드로 ´거인 시대´의 막을 내리게 됐다. 트레이드의 결과로 전자랜드는 내외곽을 가리지 않고 득점이 가능한 서장훈을 영입하면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다크호스에서 그 이상을 노릴 수 있는 전력으로 한 단계 올라섰다. 지난 해 아쉽게 6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했던 최희암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전자랜드와의 계약이 만료된다. 최희암 감독이 아마 시절 최강의 콤비로 이름을 날렸던 제자인 서장훈을 영입하면서 6강 플레이오프 진출과 재계약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지 많은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