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원의도쿄통신]사와지리에리카결혼

입력 2008-12-28 04: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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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의 도도함은 모전여전이 아니랍니다!’ 지난 22일 일본의 미녀배우 사와지리 에리카의 결혼 소식이 스포츠지 1면을 대문짝만하게 장식한 뒤 ‘친절한 에리카의 어머니’도 덩달아 화제로 떠올랐다. 22세인 사와지리가 자신의 나이에 딱 두 배인 크리에이터 다카시로 쓰요시와 내년 1월 전격 결혼한다는 것은 닛칸스포츠의 특종이었다. 찬바람이 불면 스포츠지의 연예기사 특종 경쟁이 불을 뿜게 마련이라는 관행이 여전히 통하고 있는 일본에서 다른 스포츠지를 아프게 자극할 만한 한 방이었다. 사와지리 에리카가 지난해 영화 무대인사 도중 불친절한 단답식 언행과 찌푸린 표정으로 파문을 일으킨 뒤 활동을 중단하고 1년 반째 영국 런던에 체류중인 터라 이후 언론의 취재 화살이 향한 곳은 도쿄에 거주중인 그의 프랑스인 모친. 그런데 이번 특종 보도가 내심 오보이기를 바란 경쟁지들의 ‘혹시나’하는 마음을 사와지리 에리카의 모친은 무너뜨렸다. 집으로 찾아가 초인종을 연신 누르며 사실을 확인하는 취재진에게 스피커폰을 통해 친절하게 인터뷰에 응해 결혼 사실을 기정사실화했기 때문이다. 사와지리 에리카의 모친은 ‘곧 딸이 귀국해 공식적으로 발표할 테니 자신이 할 말은 없다’고 신중해하면서도 조금이라도 코멘트를 길게 얻어내려는 취재진의 릴레이 질문 공세를 냉정하게 자르지 않았다. 예비 사위 다카시로 쓰요시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며 22세의 나이차에 관해서도 ‘나이가 무슨 문제냐’고 딸을 거들었다. 사와지리 에리카는 탁월한 외모와 빼어난 연기력 뿐만 아니라 웬만한 사람은 감당하지 못할 도도함과 당당함으로도 유명한 스타다. 배용준에게 따라붙는 ‘사마’라는 극존칭을 일본 연예인들은 약간의 비아냥을 섞어 사와지리 에리카한테도 사용한다. 일본 여성이 가장 싫어하는 유명 여성 1위다. 만약 ‘에리카 사마’가 직접 취재 공세를 당했다면 런던으로 떠날 때 공항에서 보여준 듯 입을 꾹 다문 채 눈을 내리깔며 ‘너희들은 대체 누구냐?’라는 무시의 태도를 취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그의 어머니는 딸과는 아주 상반되게 순박할 정도로 취재진에게 맞장구를 쳤다. 연예관련 언론들은 결혼 보도가 나간 뒤 일주일 가까이 나리타 공항에 진을 진 채 ‘에리카 사마’의 귀국 순간을 애타게 기다렸다. 사와지리는 기대대로 29일 나리타 공항을 통해 귀국했지만 예상대로 건방진 태도를 보여 취재진들이 혀를 내둘렀다. 사와지리는 “1월쯤 결혼한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는 기자들의 질문에 “누구한테 들었냐?”며 화난 표정을 지었다. 반면 연인 다카시로는 “국내에서 식을 올리나?”는 질문에 “뭐, 그렇다.”고 대답해 결혼 사실을 긍정했다. 건방이 하늘을 찌르는 사와지리가 결혼을 공식 발표하면 2005년 24세 연상의 배우 이치무라 마사치카와 결혼한 톱여배우 시노하라 료코에 이어 아버지뻘의 남편을 맞는 여배우의 파격 결혼 사례에 등재된다. 도쿄 | 조재원 스포츠전문지 연예기자로 활동하다 일본 대중문화에 빠져 일본 유학에 나섰다. 우리와 가까우면서도 어떤 때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일본인들을 대중문화라는 프리즘을 통해 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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