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빈의언제나영화처럼] 6년째열애중

입력 2009-01-0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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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예전같지 않아. 사람은 변하는 거잖아.” 처음엔 어색했죠. 마음을 여는 게 힘듭니다. 그러다 떨리는 맘으로 데이트를 하고 손을 잡습니다. 첫 키스를 하던 날은 세상이 온통 장밋빛입니다. 그렇게 둘은 연인이 됩니다. 여기, 서로 발소리마저 외운 6년 묵은 커플이 있습니다. 설렘, 떨림 대신 익숙함이 둘 사이를 채운 지 오래. 사랑해, 보고 싶어... 라는 말은 민망할 정돕니다. 풋풋한 대학생 때 만난 둘은, 이제 사랑할 여유도 없는 바쁜 사회인이기도 합니다. 윤계상, 김하늘 같은 애인이라면, 절대 한 눈 팔지 않을 것 같죠? 하지만 이 커플은 안 그런가 봐요. 둘에겐 새로운 이성이 눈에 들어옵니다. 첫사랑을 만날 때처럼, 가슴이 다시 두근거립니다. 더군다나 이젠 연애가 어설프지도 않습니다. 오랜 나의 연인은 걸림돌일 뿐입니다. 그다지 재미는 없었습니다. 썩 흥행도 되지 않았죠. 하지만 사랑의 현실적인 면을 꼬집은 이 영화, 맘에 들었답니다. 사람들의 환상처럼, 사랑이 어디 늘 아름답기만 하던가요? 꼭 오랜 연애를 해보지 않아도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거에요. ‘사랑이 변한다’는 걸 인정 못하고, 절망했던 시간. 늘 한결같았던 그 사람에게 마음을 열었습니다. 포근하고 너그러운 모습은, 든든한 나무와 같았습니다. 예쁘게 보이고 싶었죠. 아마 영화 속 커플도 처음엔 그랬을 겁니다. 사회인이 되고 나선, 그 아기자기한 사랑을 챙기는 게 왜 그리 힘들었을까요? 아나운서가 된 다음엔 눈치 볼 일도 많아지고, 방송에 나오는 나를 상대방은 부담스러워했습니다. 예전처럼 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엔 단점이 더 많이 보인다고 했습니다. 변하지 않는 내가, 나이를 먹어도 처음처럼 대해주길 바라는 내가 답답하다고도 했습니다. “마음이 예전 같지 않아. 사람은 변하는 거잖아.” 사랑은 시간과 함께 변한다는 걸, 이제 인정해야 할까요. ‘사랑이 변한다’는 건 ‘사랑하지 않는다’는 게 아닌데도, 그 말을 들었을 때 왜 ‘총 맞은 것’ 같았을까요? ‘6년째 연애중’이 던지는 메시지는 6년째 연애는 가능해도 6년째 ‘열애’는 불가능하다는 거 아닐까요. 시간이 흐르면 마음도 변한다는 걸 몰랐던… 시절이 그립습니다. 그의 사랑만은 한결같은 거라 믿은 제가 바보였나요. 오랜 연애가 아니더라도, 사랑을 해 본 사람들이라면 꼭 봐야 할 영화. ‘6년째 연애중’입니다. 조수빈 꿈많은 KBS 아나운서. 영화 프로 진행 이후 영화를 보고 삶을 돌아보는 게 너무 좋아 끼적이기 시작함. 영화에 중독된 지금, 영화 음악 프로그램이나 영화 관련 일에 참여해보고 싶은 욕심쟁이, 우후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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