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중훈“‘게스트박중훈’의이미지는나의복이자덫”

입력 2009-01-08 02:5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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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통 토크쇼’라는 간판을 내건 KBS 2TV ‘박중훈 쇼 대한민국 일요일 밤’(이하 ‘박중훈 쇼’)이 지난달 14일 첫 방송된 이후 기대만큼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중훈 쇼’는 장동건, 정우성, 김태희에 이어 안성기 등 그 동안 좀처럼 TV에서 볼 수 없었던 톱스타들을 초대한 것 외에 뚜렷한 화제가 없었다. 또 박중훈이 게스트를 앉혀두고 진부한 질문에 대한 답변만 이끌어내 지루하다는 반응 뿐이었다. 이에 박중훈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신과 토크쇼에 대한 오해를 풀고 싶었다고 속내를 밝혔다. -(자신이 기자라고 생각하고)자신에게 질문을 한다면? “요즘 많이 힘드시죠? 스트레스도 꽤 많이 받을 것 같은데.”(웃음) -위 질문에 대한 답변도 해달라. “스트레스 때문에 불편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것을 즐기기로 했다. 세상엔 독불장군이 없더라.” -재미가 없다는 반응이 많다. “지금 ‘토크쇼’의 대세는 가벼움과 천박함, 무례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다고 해서 나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 않냐. 초대손님을 모셔놓고 (게스트가)면박을 주고 불편할 정도로 모든 사실을 밝히며 무례하게 질문하는 것만 재미있는 것이냐. 자극적인 맛만 맛이 아니다. 25년간 게스트로 출연해 재미와 웃음을 줬다가 이번에 처음 호스트(진행자)로 나선 것이다. 이 부분에서 시청자들이 혼동하는 것 같다. 다른 방송에 게스트로 나가 웃고 재미있는 이미지를 만들어 나에 대한 기대치를 더 많이 요구하는 것 같다. 그 이미지는 나의 최대 복이자 덫이기도 하다.” -‘게스트 박중훈’의 모습은 기대하지 말라는 것인가.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게스트로 초대되면 재미있는데 호스트로는 재미없다는 말이다. 재미는 관심과 공감인 것 같다. 내 모습을 보고 어색하다고 하는데, 4회가 방송된 후에도 어색함을 잠재우지 못한 나의 책임도 있다. 하지만 나의 모습을 보고 ‘낯설음’에서 ‘어색함’으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 보는 이가 익숙해지는 허니문 과정이 필요하다.” -‘박중훈 쇼’의 정체성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권투로 비유하자면 12라운드 중 1라운드를 치른 선수에게 묻는 것과 같다. 이제 4회 방송됐다.” -게스트들이 배우들에게 한정되어 있는 것 같다. “배우를 초대한 것이 아니다. 잘 보지 못했던 인물을 초대하고 싶었다. 그러다 보니 배우였다. 게스트 섭외 결정에 절대 개입은 없다. 하지만 게스트가 정해지면 협조는 한다. 제작진이 결정을 하고 그들의 결정에 도움을 주는 정도이다. 나는 진행자일 뿐이다. 절대 먼저 누구를 섭외하겠다고 한 적은 없다. 이 선은 앞으로도 지킬 것이다. 물론 섭외 결정이 된 후에 제작진에서 협조를 요청하면 그것은 최선을 다해서 한다.” -꼭 초대하고 싶은 손님은. “대중에게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사람을 게스트로 초청하고 싶다. 큰 영향력을 줄 수 있는 물리적 위치에 있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그건 대통령이 될 수도 있고 전직 대통령, UN사무총장 등도 될 수 있다” -다음 방송의 초대손님이 안성기던데, 불편하지 않을까. “안성기 선배는 너무 친해서 제일 어렵다. 미리 질문지를 봤는데 나도 다 아는 내용이었다. 그렇다고 다 모른 척하고 물어볼 수도 없고 우리끼리 친하다고 둘이서만 그렇게 진행을 할 수는 없어서 처음에는 어려웠다. 그래서 안성기 선배한테 아는데 모르는 척하지 말고 다 까놓고 가자고 했다.” 스포츠동아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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