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컵스,‘염소의저주’를풀어라

입력 2009-01-09 1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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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초창기인 1907년과 1908년 연속으로 메이저리그를 재패하며 최강팀의 면모를 과시하던 컵스는 시카고라는 대도시를 연고로 하고 있고, 오랜 전통을 지닌 리글리 필드와 메이저리그 최고의 ‘로열 팬’ 확보하고 있으면서도 지난 1945년 이후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08시즌 컵스는 카를로스 잠브라노를 축으로 한 선발과 캐리 우드가 지키는 불펜을 바탕으로 철벽 마운드를 과시했고 ‘주포’ 아라미스 라미레즈와 2008 NL 신인왕에 빛나는 지오바니 소토를 중심으로 한 타선을 앞세워 내셔널리그를 압도한 결과 97승을 거두며 리그 승률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컵스는 다시 한 번 염소의 저주에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염소의 저주란 1945년 컵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 했을 때, 염소를 데리고 경기장에 입장하려던 샘 지아니스라는 팬을 구단에서 저지하자 지아니스가 컵스 구단에게 내렸다고 전해지고 있는 설). 컵스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치열한 순위 싸움 끝에 간신히 와일드카드 막차를 탄 LA 다저스에게 단 1승도 거두지 못하고 패하고 말았다. 컵스는 1차전 경기 초반 2-0의 리드를 잡으며 손쉽게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됐지만, 5회 초 터진 다저스 1루수 제임스 로니의 만루 홈런으로 인해 경기의 분위기가 다저스 쪽으로 급격히 흘러간 것. 이때부터 컵스는 아무런 힘도 써보지 못하고 다저스에게 내리 3게임을 내주며 디비전시리즈를 끝으로 2008 시즌을 마무리 해야했다. 컵스가 단 한 순간의 실수로 포스트시즌을 망쳐버린 경우는 또 있었다. 2003년 10월 14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마린스와의 NLCS 6차전 당시에도 내셔널리그 최고 전력을 자랑하던 시카고 컵스는 8회 초 까지 3-0의 리드를 잡고 리그 우승까지 단 5개의 아웃 카운트를 남겨놓고 있었지만, 좌익수 모이스 알루가 쉽게 처리할 수 있던 파울 플라이를 팬이 손으로 건드리는 ‘사건’을 계기로 무려 8점을 내주며 역전패를 당했고, 홈에서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후 기세가 꺾인 컵스는 결국 7차전 마저 내주며 마린스에게 리그 우승을 넘겨줬다. 베이브 루스가 보스턴 레드삭스에게 내렸다는 ‘밤비노의 저주’ 만큼이나 컵스를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좌절 시켰던 ‘염소의 저주’였다. 2008년 NLDS의 뼈아픈 패배를 고스란히 간직한 채 2009 시즌을 앞둔 컵스는 주전 마무리 캐리 우드와 선발의 한 축을 담당했던 제이슨 마퀴스를 떠나보냈다. 하지만, ‘건강’이 전제가 된다면 리그 최고의 힘을 가진 카를로스 잠브라노-리치 하든의 ‘100마일 듀오’와 라이언 뎀스터, 테드 릴리 등이 버티는 마운드는 여전히 내셔널리그 정상급의 위력을 과시할 것이고, 아라미스 라미레즈와 알폰소 소리아노, 데릭 리가 이끄는 중심 타선 또한 ‘바람의 도시’ 로 유명한 시카고에 위치한 리글리 필드를 홈런포로 장식할 것이다. 또한 미국의 3대 도시인 시카고를 홈으로 이용하는 빅 마켓 팀인 점은 공백 포지션에 대한 선수 영입을 수월케 할 것이고, 그 어느 팀보다 우승을 간절히 바라는 팬들을 가진 점은 컵스의 최대 강점 중 하나이다. ‘명장’ 루 피넬라의 지휘아래 2008 시즌 내셔널리그 최고 승률을 기록한 시카고 컵스. 50년이 넘는 세월동안 그들을 괴롭혀온 ‘염소의 저주’를 깨뜨리기 위한 도전은 2009 시즌에도 계속 될 것이다. 조성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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