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유감스러운도시’로다시뭉친정씨브라더스정웅인,정준호

입력 2009-01-1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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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호, 정웅인, 정운택 ‘정트리오’가 돌아왔다. 2001년 ‘두사부일체’로 350만, 2005년 ‘투사부일체’로 610만. 두 편의 영화로 960만 관객을 기록한 세 사람은 1월 22일 개봉되는 ‘유감스러운 도시’로 다시 뭉쳤다. 하지만 세 사람은 ‘조폭코미디’로 상징됐던 두 영화를 철저히 지웠다. ‘두사부일체’ 시리즈 3편으로 기획된 ‘상사부일체’에 출연하지 않았던 이유도 더 이상 같은 캐릭터가 등장하는 조폭 코미디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정트리오’의 맏형 정준호는 직접 ‘유감스로운 도시’ 제작에 나섰다. “나만 주인공할 이유는 없다. 돌아가면서 해야지 그게 진짜지”라며 주인공도 정웅인에게 양보했다. 정웅인 “주연이라 떨렸죠” 촬영전 정준호에 배역 교환 제의… 한고은과 베드신 찍기도 정웅인은 최근 둘째 딸을 얻어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한 가득 이었다. 정웅인은 “설날에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영화도 개봉되고, 둘째도 태어나고 올 해 출발이 좋습니다”며 “요즘 많이 어렵잖아요. 그럴수록 많은 웃음을 드리고 싶었어요. 김동원 감독이 어느 날 갑자기 그러는 겁니다. ‘재미없는 쪽은 과감히 편집할 겁니다. 알아서들 하세요.‘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양쪽에서 경쟁이 대단했어요. 모두 친한 사이지만 또 일 욕심들이 많아서. 아무튼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정웅인은 처음 시나리오를 받고 정준호에게 역할을 바꾸자고 말했다. 예상외로 자신의 분량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정준호형은 스타잖아요. 아무리 저보고 다음 번에는 네가 주인공해라 그랬지만 아닌 것 같아 제안을 했죠. 하지만 준호형은 영화의 재미가 가장 중요하다며 그냥 가자고 했죠.” 정웅인은 ‘유감스러운 도시’에서 한고은과 화끈한 베드신을 촬영하기도 했다. “베드신인데 좀 웃겨요. 키스신이 좀 강해요. 한고은씨가 대단하더라고요. 거침이 없어요. 하지만 촬영하면서 ‘이거 이대로 나가면 15세 관람등급 받기 어렵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코믹하게 틀었죠(웃음)” 정웅인은 ‘유감스러운 도시’가 ‘두사부일체’시리즈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다. “너무 상업적인 코미디 영화를 답습하지 말자고 몇 번씩 다짐했습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비교할 수 없겠지만 재미도 있고 풍성한 영화 만들려고 노력했습니다. 저희 이름 걸고 하는데 바보처럼 끝내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래야 또 새로운 작품으로 셋이서 인사드릴 수 있죠” 정준호 “조연이면 어때요” 재미위해 주인공 양보… 제작자로도 데뷔 “돈이 남았네요”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정준호와 정웅인은 밤새워 열심히 공부하고 시험 당일 설레는 표정으로 학교에 가는 모범생처럼 들떠 있었다. (‘정트리오’중 정운택은 영화 ‘4요일’의 주인공으로 이미 언론과 먼저 만남을 가졌다. 이에 대해 정웅인은 “정말 도움되는 구석이 하나도 없어요. ‘4요일’ 때문에 인터뷰도 못해, 드라마 찍는다고 홍보 활동도 열심히 못해, 촬영 때 아이디어 하나 안내고... 하지만 웃기는 장면은 지가 다 했습니다. 복은 정말 많아요”라며 웃었다) 이번 영화의 제작자 겸 주연인 정준호는 ‘유감스러운 도시’를 촬영하며 “빚을 많이 졌습니다”고 했다. 빚? 돈을 빌려서 찍었단 뜻일까? “아닙니다. 최대한 돈을 아껴 찍은 건 사실이지만 빚을 져서 찍은 건 아니죠. 사람들에게 큰 빚을 졌어요. 평소 친하게 지냈던 지인들이 많이 도와줘 공항에서도 촬영할 수 있었고 도로를 통째로 빌려 찍을 수도 있었어요. 제가 다 갚아아죠” ‘두사부’ 시리즈의 연장선인 ‘상사부일체’같은 영화를 했다면 좀 더 편하게 갈 수 있었을 텐데. 정준호는 시나리오 개발부터 많은 공을 들이며 이 영화를 준비했다. “정웅인, 정운택 두 동생들과 오래 영화를 하고 싶다는 마음이 강합니다. 서로 각자의 활동도 있지만 가끔 모여 함께 웃을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또 ‘두사부일체’ 캐릭터로 간다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두사부일체’ 이후 조폭 코미디 영화가 쏟아졌는데 비슷한 영화를 하지 말자고 뜻이 모아졌습니다.” 정준호는 경찰에서 거대 범죄 조직에 잠입하는 역을 맡았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조직에서 경찰로 변신한 정웅인의 역이 사실 더 돋보인다. 처음 시나리오가 완성됐을 때 정웅인을 포함해 주위 사람들이 ‘과연 이 영화를 정준호가 한다고 할까’라고 의문스러워 했을 정도다. “정웅인이 저한테 조심스럽게 물어봐요. 그래서 ‘야 어떻게 형만 다 하냐? 영화가 재미있으면 그게 최고지’라고 그랬어요. 제가 두 번이나 했으니까 동생들도 해야죠. 누구나 다 생일파티의 주인공이잖아요. 하지만 다른 사람 생일에 가서 축하해주지 않으면 그 다음 생일 때 누가 와주겠어요. 사실 걱정은 있습니다. 정운택이는 주인공 시키기가 참 어려워서요. 투자자들한테 욕먹을 것도 같고, 소재도 한정되고, 걱정입니다. 하하하.” 정준호는 제작자로 가장 기쁜 건 제작비가 남아서 투자사에 돌려준 점이라고 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자동차도 친구들 차 빌려서 했어요. 그렇게 아꼈더니 제작비가 남아서 돌려드렸습니다. 정말 기쁩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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