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넘고남아공으로”성산결의

입력 2009-01-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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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를 이끄는 두 리더가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이란전(2월11일·테헤란) 원정경기를 앞두고 성산 일출봉 정상에서 두 손을 맞잡았다. 허정무 국가대표팀 감독과 ‘거미손’ 이운재가 그 주인공이다. 12일 오전 대표팀은 한라산 진달래밭(해발 1500m, 7.3km)까지 올라 심기일전하려 했지만 제주도 지역에 들이닥친 기상악화로 계획을 변경, 성산 일출봉(해발 182m)으로 대체해야 했다. 비록 등반 포기에 대한 아쉬움은 컸지만 일출봉 정상에서 허 감독과 이운재는 “대표팀의 앞길에 실패란 존재할 수 없다”는 비장한 한 마디로 이란전 선전과 함께 월드컵 본선 진출을 다짐했다. 사실 허 감독과 이운재에게 이번 한라산 등정은 각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1994미국월드컵 당시 허 감독은 김호 감독(대전 시티즌)과 함께 대표팀 코칭스태프로서, 이운재는 대표팀 일원으로 제주 전지훈련 기간 중 한라산에 여러 차례 올라 대한민국 최고 ‘명산’의 정기를 마시며 선전을 염원했다. 당시 대표팀은 독일 스페인 볼리비아 등 강호들을 상대로 2무1패의 성적을 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나이 어린 동료들에게 한라산이 어떤 곳인지 보여주고 싶었는데 날씨가 도와주지 않아 아쉽다”고 말한 이운재는 “비록 이곳이 백록담은 아니지만 가슴 속 뭉클한 어떤 것이 끓어오르는 것을 느낀다”며 태극 마크에 대한 진정한 애정을 드러냈다. 허 감독도 마찬가지. 휴식을 겸한 오랜만의 여행에 마냥 들떠있는 선수들을 한데 불러모은 그는 일장연설 대신, “포기하는 자는 꿈을 결코 이룰 수 없다”는 말로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마지막까지 한 마음, 한 뜻으로 싸워달라는 당부를 전했다. 이들에게 이란전에 대한 부담감은 없을까. 중동 전통의 강호로 손꼽히는 이란은 그간의 여러 차례 대회에서 한국의 발목을 잡곤 했다. 특히 1996년 아시안컵 8강전 2-6 패배의 악몽은 영원히 씻을 수 없는 한국 축구사 최대 치욕이었다. 하지만 둘 모두 이란전 필승을 다짐했다. 이운재는 “이란도 두렵긴 마찬가지다. 우리보다 많은 평가전을 추진하는 것만 봐도 얼마나 긴장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면서 “사우디아라비아를 19년 만에 꺾은 기억도 생생하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허 감독 역시 “현역 시절, 늘 어렵게 싸웠던 기억이 난다. 그러나 못할 것은 없다. 2000년 올림픽팀을 이끌고 테헤란에서 열린 4개국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는데 우리가 우승했다. 못할 것은 없다”고 주먹을 쥐어보였다. 서귀포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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