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구타’대학농구감독,“프로보내기위해어쩔수없었다.책임지겠다”

입력 2009-01-15 15: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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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제가 모든 책임을 지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라커룸에서 선수를 폭행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는 A대학의 B감독이 공식적으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B감독은 15일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그날은 선수들이 너무 못해서 경종을 울리고자 했던 것이 내가 너무 과했던 것 같다"며 자신의 잘못을 시인했다. 이어 그는 "원래는 잘 하는 선수들인데 그 날은 너무 못했다. 상대가 20점 넘게 점수를 올렸는데 6점 밖에 못 내고 하니까 나도 갑갑했다. 때리면 안 되는데 내가 너무 오버했다"고 말했다. 동영상이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2008년 11월20일, A대학은 ´KB국민은행 2008 농구대잔치´에 출전해 C대학과의 경기에서 전반에 극도의 부진을 보였지만 후반 대역전극을 펼치며 승리했다. 이에 대해 B감독은 "성적이 안 나면 프로에 못 가는 것이 현실이다. 학생들이 프로에 가야 하는 입장인데 10년 정도 농구를 한 선수들이 자기 인생이 걸린 경기에서 너무 못해서 그랬던 것 같다"며 당시를 돌이켰다. 굳은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한 B감독은 "다른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리 팀은 실력이 다소 부족한 선수들이 많다. 그래서 이 선수들과 열심히 하려다 보니까 그런 것 같다"며 "앞으로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모든 책임을 지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실제로 지난 해 1월29일에 열렸던 ´2008 KBL 국내선수 드래프트´에서는 총 40명의 참가자 중 22명만이 프로팀의 지명을 받았다. 고작 55%의 취업률이다. 이런 가운데 농구대잔치에서 우승했던 중앙대와 동국대는 드래프트에 참가한 4명의 선수가 모두 지명을 받았지만 성적이 좋지 않은 일부 학교의 선수들은 프로 진출이 좌절돼 더 이상 정들었던 코트를 떠나야 하는 신세가 됐다. B감독은 자신이 때리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선수들을 프로에 보내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선수 폭행 동영상 파문으로 한국 아마농구의 현실이 만들어 낸 또 하나의 슬픈 진실이 속살을 만 천하에 드러내고 말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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