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순위’하승진과‘10순위’천대현의차이

입력 2009-01-17 08: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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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이 저를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하승진. 전주 KCC) ″처음부터 신인왕 같은 것에는 관심도 없었다. 팀에서 꼭 인정받고, 필요로 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천대현. 울산 모비스) 한 신인은 불만을, 또 다른 한 신인은 목표를 밝혔다. 달라도 한참 다르다. 울산 모비스의 신인 천대현(25)은 16일 원주에서 벌어진 원주 동부와의 경기 4쿼터에서 3점슛 2개와 함께 8점을 몰아넣었다. 특히 천대현은 득점을 떠나 결정적인 공격 리바운드와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신인의 패기가 무엇인지 잘 보여줬다. 지난 15일 경기 후, 소속팀 감독에 대놓고 불만을 드러낸 하승진과는 다른 것이었다. 전주 KCC의 신인 하승진(24)은 15일 안양 KT&G와의 경기에서 새끼발가락 부상 이후 처음으로 코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이날 하승진은 7분14초를 소화해 4득점, 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4득점(4/8)은 모두 자유투로만 기록했다. 부족한 활약만큼 하승진은 이에 만족하지 못했고, 결국 ″팀에서 저를 필요로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팀에서 필요로 한다고 생각해서 빨리 복귀했는데 전부 저만의 생각이었고 오해였던 것 같다. 부끄럽다″고 밝혔다. 인터뷰 내내 어두운 표정도 지우지 못했다. 신인 드래프트 1순위 출신의 여유로움은 찾아볼 수 없었고 ″(하)승진이로 인해 다양하게 선수 기용을 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출전시간을 점차 늘려가겠다″고 말했던 허재 감독(44. KCC)에게 출전시간을 두고 어리광만 부린 것이었다. 드래프트 10순위 천대현은 ′흙 속의 진주′라고 불리며 모비스가 2위를 달리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천대현은 많은 생각을 하지 않는다. 매사에 감독이 주문하는 것, 해야 하는 것만 한다. ″처음부터 신인왕 같은 것에는 관심도 없었다. 만약 팀이 지금처럼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무리한다면, 그때 ′천대현도 한 역할을 했다′라는 말을 듣고 싶다″는 게 천대현의 목표다. 하승진과 천대현은 1순위와 10순위라는 차이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둘은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팀에서 나는 무엇인지에 대한 확실한 개념이 필요한 신인들이다. 하승진은 부족하다. 최소한의 개념만 가지고 있었어도 하승진의 이번 출전시간에 대한 경솔한 발언은 없었을 것이다. 문제는 어렵지 않다. 하승진은 천대현이 왜 좋은 신인인지 그 이유를 알면 된다. 【원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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